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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태만 알바생…가게 1분 거리에 동종 가게 차렸다

등록 2024.10.30 10:31:47수정 2024.10.30 10: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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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퇴근 시간을 준수하지 않고 무단으로 이탈하는 등 근무 태만을 일삼은 아르바이트생이 도보 1분 거리에 동종업계 가게를 차렸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퇴근 시간을 준수하지 않고 무단으로 이탈하는 등 근무 태만을 일삼은 아르바이트생이 도보 1분 거리에 동종업계 가게를 차렸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퇴근 시간을 준수하지 않고 무단으로 이탈하는 등 근무 태만을 일삼은 아르바이트생이 도보 1분 거리에 동종업계 가게를 차린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두 달 전 부산 강서구에 프랜차이즈 샐러드 가게를 차리면서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근무해 줄 야간 알바를 모집했다. 조건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중단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알바생이었다.

A씨는 40대 여성 B씨를 고용했다. A씨는 아이 엄마인 B씨가 저녁부터 밤까지 일하는 사유가 궁금해 물었고, B씨는 "샐러드 가게를 차리려고 했다"며 "경험도 해보고 체력 테스트도 해볼 겸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고 답했다. 샐러드 가게 창업을 계획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자금이 부족해 엎어졌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의 악연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B씨는 A씨의 허락도 받지 않은 채 30분 앞당겨 퇴근하기 일쑤였다. A씨는 B씨의 이른 퇴근이 신경 쓰였지만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도 힘들어 한두 번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다.

문제는 B씨가 근무한 지 3주 차에 발생했다. 배달앱에는 원래 가게 영업시간인 11시까지 영업하는 것으로 나와 있어 한 손님이 주문했는데, B씨가 10시 30분에 퇴근한 탓에 배달을 못 하는 상황이 생긴 것.

참다못한 A씨가 "왜 마음대로 일찍 갔냐"고 따져 묻자, 영업이 끝나서 마감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퇴근했다"는 다소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에 A씨가 "최소한 10시 50분까지는 있어 달라"고 요청하자, B씨는 "더 이상 일을 못 하겠다"며 퇴사를 통보했다.

A씨는 이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아르바이트생 구할 때까지만 일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A씨는 "다음 아르바이트생을 구할 때 내가 개선하거나 고쳐야 할 점이 있냐"고 B씨에게 물었는데, B씨는 "힘들지도 않았고 괜찮았다"고 답했다.

A씨가 "그러면 왜 그만두냐. 6개월 이상 일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B씨는 "사실은 그때 얘기했던 내 샐러드 가게를 다시 차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축하한다. 응원한다. 언제 한 번 먹으러 가겠다"며 가게 위치를 물었다. 머뭇머뭇 대답을 피하던 B씨는 "바로 옆"이라고 답해 A씨를 황당하게 했다.

B씨의 가게는 A씨 가게에서 불과 걸어서 1분 거리, 약 130m 떨어진 곳이었다.

상도덕에 어긋난다는 생각에 A씨는 "아르바이트 계약할 때 경쟁업체나 제3연구개발 등 영업자산에 해가 될 수 있는 것은 누설하지 않겠다는 비밀 유지 확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B씨는 "프랜차이즈 법무팀에 문의했는데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 가계약금을 이미 넣어 어쩔 수 없다"며 "제가 미리 샐러드 쪽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창업이) 무산됐다고 한 적은 없다. 레시피를 빼간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속상했던 A씨는 소상공인 커뮤니티에 글을 썼는데, B씨를 비판하는 댓글이 쏟아지자 B씨가 찾아왔다. 그는 A씨에게 "(그 글 때문에) 샐러드 가게를 열 수 없다. 퇴근 시간보다 일찍 퇴근한 건 사과하겠다"며 글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고.

A씨는 "B씨가 일했던 3주간의 CCTV를 돌려보니, B씨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을 때 처음 이틀을 제외하고는 매일 10시 30분에 퇴근했다"며 "청소기를 이틀에 한 번은 돌려달라고 부탁했는데, B씨가 청소기를 돌린 건 3주간 2,3번이 다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샐러드 가게가 해당 상권에서 장사가 얼마나 잘되는지, 매출은 얼마나 잘 나오는지 확인하려고 아르바이트한 것 같다"며 "10분 거리만 됐어도 응원했을 것 같은데 1분 거리에 차린 만큼, 손님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후 B씨는 A씨에게 연락해 가게를 차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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