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스타된다…'덕질'하다 뜬 유튜브 6곳
덕질 브이로그, K팝 편집곡 등 만드는 '팬튜브' 인기
방탄소년단 팬튜브 채널 안구정화티비.(사진 : 안구정화티비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팬은 이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나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나 창작물에 대한 후기나 소감을 다른 팬들과 공유하고, 원작을 기반으로 팬아트 같은 2차 창작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전문가 못지 않은 비평과 해설로 대상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팬덤 활동은 개인적인 성취감과 만족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대한 강력한 연대감을 느끼게 한다. 결과적으로는 팬과 좋아하는 대상이 긴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한다. 팬덤 문화와 커뮤니티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존립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뮤지션, 운동선수, 배우 뿐만 아니라 정치인, 셰프, 강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유명인들과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팬덤에 의존한다.
유튜브는 팬들이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를 열었다. K팝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채널 외에도 이른바 '팬튜브' 채널들의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다. 팬튜브는 최신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직캠 영상' '굿즈 언박싱' 등 기존 미디어엔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산해 팬덤 내에서 인기가 높다. 유튜브가 지난달 30일 발간한 '2024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설문조사 응답자의 90%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유튜브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유튜브에서 팬덤 문화는 점점 진화 중이다. 몇몇 커뮤니티는 수준 높은 해설과 분석을 통해 팬들이 좋아하는 대상을 더 깊게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덤인 '스위프티'는 노래와 서사 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략까지 분석해 다른 팬들과 공유한다. 크리에이터가 순수한 '팬심'으로 콘텐츠를 만들다 재능과 매력을 인정받고 유명인으로 부상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튜브가이드는 이렇게 스타 못지 않은 인기와 명성을 얻게 된 유튜브 채널 6곳을 소개한다.
BTS 덕질로 139만 유튜버…'안구정화티비'
방탄소년단 팬튜브 채널 안구정화티비(사진 : 안구정화티비 유튜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안구정화티비는 방탄소년단(BTS)의 팬이 운영하는 채널이다. 앨범·포토북 언박싱, 굿즈 만들기, 폰꾸미기, 방꾸미기 등 덕질과 관련한 거의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만든다.
특히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장소를 탐방하는 '덕후 투어' 영상으로 유명하다. 콘서트와 팬사인회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 멤버의 단골 식당, 사진을 찍은 곳, 콜레보 제품을 판매하는 곳, 생일 카페 등을 직접 찾아가 후기를 공유한다. 안구정화티비가 소개한 장소는 해외 팬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찾아가는 여행 코스가 되기도 한다.
지난 2016년부터 유튜브에서 활동을 시작해 이제는 13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가 됐다. 이 채널은 단순히 굿즈를 소개하고 현장을 방문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멤버별 초콜릿 만들기, 콘서트 예매 팁 공유 등 정성과 노하우를 담은 독창적인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Boy With Luv' 음악이 나오는 오르골 만들기 영상은 지금까지 10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채널 운영자 '앙구'는 해외 팬들을 위해 영상에 직접 영어 자막도 붙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믹스도 인정한 '또 오해원'
걸그룹 엔믹스(NMIXX)의 팬 채널 '또 오해원' 운영자가 '문명특급'에 출연해 멤버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 :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오해원'은 걸그룹 엔믹스(NMIXX)의 팬 채널이다. 주로 멤버들이 출연한 방송이나 개인 라이브 방송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편집해 쇼츠 영상을 만든다.
채널 이름처럼 엔믹스 멤버 해원의 영상을 가장 많이 올린다. 방송에서의 활약상이 쇼츠로 확산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개그 캐릭터'로서 해원의 매력을 조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제는 밈(meme)이 된 '외모 체크'와 같은 명장면이 이 채널의 쇼츠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다.
또 오해원은 K팝 씬 전체를 놓고 봐도 가장 인기 있는 팬튜브 채널 중 하나다. 구독자 수는 57만명에 달해 독보적인 수준이다. 채널 운영자는 지난 8월 'MMTG 문명특급' 엔믹스편에서 영상으로 응원 메시지를 보내 팬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엔믹스 멤버들도 감동을 표현했다.
2차 창작을 예술로…애니메이션 채널 '계향쓰'
유튜버 계향쓰(GH'S)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상의 한 장면.(사진 : 콜랩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작 콘텐츠를 이용한 2차 창작은 팬덤 문화의 특징 중 하나다. 스타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특정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팬 창작물을 만든다. 계향쓰(GH'S)는 주로 '파피 플레이타임'과 같은 공포 게임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다.
2차 창장물이라고 하지만 계향쓰의 영상은 우습게 볼 수준이 아니다. 무시무시한 공포 게임 캐릭터에게 새로운 인격을 부여한다. 캐릭터들은 코믹한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아픔을 숨기고 살아가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계향쓰의 애니메이션은 기발한 상상력과 탄탄한 스토리라인으로 시청자를 끝까지 몰입하게 만든다는 평가다. 애니메이션과 배경음악의 퀄리티에도 호평이 잇따른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면서 23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영상 조회수는 적게는 수백만회에서 많게는 1억회를 넘길 정도다.
국악으로 다시 태어난 K팝…플로우 뮤직
음악 유튜브 채널 '플로우 뮤직'이 최근 게시한 아파트(APT.) 국악 버전 영상.(사진 : 플로우 뮤직 유튜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플로우 뮤직(Flow Music)은 K팝과 영화음악 등 유명곡을 편곡하는 음악 유튜브 채널이다. 초기에는 오르골, 피아노 등의 악기로 편곡한 곡들을 모은 플레이 리스트를 주로 만들었다. 2018년 방탄소년단의 IDOL을 국악으로 편곡한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인기 채널로 부상했다.
이후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 르세라핌의 안티 프레자일, 비비의 밤양갱, 아이브(IVE)의 해야 등 인기 K팝 곡들의 국악 버전을 제작했다. 플로우 뮤직의 음악을 듣고 이전까지는 관심이 없었던 국악의 매력을 알게 됐다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해금, 아쟁, 단소, 태평소, 장구, 북, 징 등 다양한 전통 관·현·타악기가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원곡과는 또 다른 정서와 감성을 만들어낸다는 평이다.
K팝의 국악 버전이라는 색다른 시도에 매력을 느낀 시청자들이 보이는 반응도 이 채널의 볼거리 중 하나다. 지난 2일 게시한 로제의 아파트(APT.) 국악 버전 영상 댓글창에는 '과거 금지곡'이라는 댓글이 달려 웃음을 유발했다. '아름다운 물결에 뛰어들다'는 뜻의 '아파투'(雅波投)라는 새로운 곡명을 제시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20년차 맨유팬 감스트, 한국 대표하는 스트리머로
【서울=뉴시스】 MBC 2018 러시아월드컵 중계방송에 출연한 인터넷 방송인 '감스트'
숲(SOOP)과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감스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트리머 중 한 명이다. 축구광인 그는 2012년 숲의 전신인 아프리카TV에서 피파 온라인2 게임 방송을 시작했고, 온라인 축구 중계로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축구에 대한 애정과 특유의 입담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국내 인터넷방송계를 대표하는 스트리머로 발돋움했다. 방송에도 진출해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당시 MBC 디지털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K리그 홍보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아프리카TV BJ대상, 2018 MBC 방송연예대상 신인상 등 수상 내역도 화려하다.
감스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277만명에 달한다. 이제는 게임과 예능 등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축구 사랑은 여전하다. 지난 8월에는 강원FC의 홈경기에서 시축을 하고 팬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20년차 팬인 그는 지난 4일 직접 맨유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를 찾아 경기를 직관하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다.
버튜버 클립 만들다 자신도 데뷔한 허니츄러스
유튜버 허니츄러스의 싱글 ii(아이아이) 뮤직비디오(사진 : 허니츄러스 유튜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허니츄러스(HoneyChurros)는 치지직과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버튜버(버추얼 유튜버, Vtuber)다. 버튜버는 자신의 실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2D나 3D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모습으로 대중을 만나는 크리에이터를 말한다. 카메라와 특수 장비로 촬영된 크리에이터의 움직임이 영상에서 캐릭터 형태로 구현된다.
허니츄러스는 활동한지 2년도 되지 않았다. 원래는 샤이릴리(Shylily)라는 해외 버튜버의 광팬이자 클리퍼였다. 클리퍼는 버튜버의 긴 스트리밍 영상을 짧게 편집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팬을 말한다. 허니츄러스의 클립 채널이 인기를 얻으면서 데뷔해달라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빗발쳤고, 결국 2023년 1월 최초의 클리퍼 출신 버튜버로 데뷔했다.
2년도 되지 않는 활동 기간 동안 크게 주목을 받으며 인기 버튜버로 부상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40만명에 달한다. 지난 7월에는 싱글 앨범 ii(아이아이)를 통해 노래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튜브가이드
▶홈페이지 : https://www.tubeguide.co.kr
▶기사문의/제보 :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