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심 후폭풍…여, 예산전쟁 격화 조짐에 우려

특활비·예비비 칼질 등 상임위 곳곳서 샅바싸움

연말 예산안 처리 난항에 준예산 집행 전망까지

국힘 "1심 선고 계기로 예산 심사 어려워질까 걱정"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재석 191인, 찬성 191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4.1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하지현 최영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이후 여야 충돌이 커지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예산 전쟁도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벌써 법정 기한 내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19일 뉴시스에 "이번 1심 판결을 계기로 예산 심사가 힘들어질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정부가 제출한 677조4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면서 위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검찰과 감사원 등 사정기관의 특수활동비(특활비)를 '권력기관의 쌈짓돈'이라고 규정하고 전액 삭감하기도 했다. 또 이날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대통령실과 경호처 예산에 대한 대규모 칼질을 예고하기도 했다.

전날 예정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는 아예 열리지도 못했다. 정부 예비비 감액 규모에서 여야의 이견이 발생하면서 양측의 샅바싸움만 길어진 탓이다. 이들은 예비비 수정안 처리 방식 등에서 합의를 하지 못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을 뜯어고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등에 새로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다소 고강도 긴축재정을 했다고 보고 필요한 곳에는 돈을 풀겠다는 것이다. 지역화폐 사업은 이재명 대표가 공을 들여온 대표 사업이기도 하다.

반면 여당은 건전재정 기조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나랏빚을 너무 늘려서 지금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연말 예산안 처리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소한의 예산만 전년도에 준해 편성하는 준예산이 집행될 수 있다는 말도 벌써부터 나온다.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이후 가장 늦은 예산안 처리 기록은 2022년 12월24일이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사흘 빠른 12월21일에 예산안을 넘긴 바 있다.

당장 오는 25일 예정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판결 전까지는 여야의 내년도 예산 관련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거대 야당이 국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당 대표 방탄용으로 예산 정국을 끌고 가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법정기한인 12월 2일까지는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전날부터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세부 심의를 진행 중이고, 국회법에 따라 이달 30일까지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내달 1일 본회의에 예산안이 자동 부의된다.

야당은 예산안 자동 부의 폐지를 위해 국회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여당은 이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예산안 심사 방향 브리핑에서 "이 대표 방탄을 목적으로 한 일방통행식 '묻지마 삭감 예산'은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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