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무임승차 끝낸다" 브렌든 카 FCC 위원장…韓 영향은
공화당 소속 브렌든 카 "빅테크 무임승차 끝내야" 주장
글로벌 빅테크 네트워크 투자 책임론 급물살 탈 듯
국내서도 망 무임승차 방지법 재시동 걸릴 듯
[워싱턴=AP/뉴시스]브랜던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이 2020년 6월24일 워싱턴에서 열린 FCC 대상 상원 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는 모습.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방송·통신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차기 수장에 브렌든 카 현 FCC 위원을 지명하면서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업계가 망 사용료 논의에 미칠 영향에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7일(현지시간) 브렌든 카 위원을 FCC 위원장에 지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브렌든 카 "빅테크 망 무임승차 끝내야" 주장…빅테크 네트워크 인프라 책임론 물살
카 위원은 지난해 미국 보수주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에서 발간한 정책집 '프로젝트 2025'에 공화당이 집권할 때 변화할 FCC의 정책들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망을 이용하는 글로벌 CP의 트래픽이 상당한 만큼 그에 비례한 정당한 비용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이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통신 인프라 비용은 수십억 달러이다. 누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나?"라고 적은 것에 대해 브렌든 카 위원은 "이것은 견고하고 혁신적인 통신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는 규제 프레임 워크를 만드는 스마트하고 사려 깊은 접근 방법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그는 미국 공공부문(교외 및 저소득층) 광대역인터넷 인프라 구축자금을 조달하는 보편적서비스기금(USF)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빅테크들이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를 분담해야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이에 트럼프 2기 정부에서 글로벌 빅테크가 미국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는 사례가 등장한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글로벌 CP들에 망 사용료 납부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임기 시절인 2017년 망 중립성 원칙을 폐지했다.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들은 망 중립성 규정의 '무상상호접속 원칙' 명분으로 망 이용대가 지급을 거부해왔다.
망 중립성은 ISP(인터넷사업자)가 망으로 들어오는 데이터 트래픽을 차별 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ISP가 고의로 특정 웹사이트나 서비스에 대해 속도를 느리게 하거나 차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미국 집권당이자 콘텐츠 진영인 민주당이 망 중립성 복원을 추진해왔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4월 FCC가 망중립성을 복원하고, 인터넷을 필수 서비스로 취급하도록 재분류하는 방안을 재추진했으나 8월 미국 법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망중립성 규제를 중단하는 판결을 내렸다.
"국내 트래픽 유발 1위 구글 망 사용료 내야"…망 무임승차 법안 힘 실리나
현재 국내에서 망 무임승차로 도마 위에 오른 빅테크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구글이다. 구글은 국내 인터넷 트래픽 중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인터넷 트래픽 점유율은 구글 30.6%, 넷플릭스 6.9%, 메타 5.1%, 네이버 2.9%, 쿠팡 1.3%, 카카오 1.1% 순이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25일 개최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서 "미국에 망 접속료를 내고 있다"라며 " 인터넷에 최초 접속할 때 접속료를 내면 그 다음에 데이터는 어디든지 흐를 수 있게 하자는 게 국제적 협의로 안다"고 답하며 망 중립성 원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망 중립성’ 원칙과 ‘망 사용료’ 개념은 어떤 상관관계도 없다고 반박한다. 실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소송을 비롯해 국내외 망 사용료 관련 법적 분쟁에 대한 판결에서도 “망 중립성과 망 사용료는 상호 무관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21대 국회 때 자동 폐기됐던 망 사용료 관련 법안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대표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망 이용계약 공정화법)은 글로벌 CP와 국내 ISP 간 망 이용계약시 차별적인 조건을 부과하거나 정당한 대가 지급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일명 '망 무임승차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브렌드 카 위원이 빅테크 망 무임승차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CP가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에서도 이러한 빅테크 책임론이 확산될 것"이라며 "최근 발의된 국내 망 사용료 관련 법안들도 특정 사업자 지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상 문제도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다시 집권하더라도 국내 망 사용료 논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또 다른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카 위원은 CP들이 미국 ISP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빅테크 입장에서 미국 통신사에 낼 돈이 늘어나면 풍선효과로 우리나라나 다른 국가 ISP에 낼 수 있는 여력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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