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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젠, 거래정지 장기화 조짐…무슨 일이

등록 2024.11.20 10:41:03수정 2024.11.20 11: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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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영진 배임·횡령 의혹…상장적격성 실질 대상 올라

개선기간 부여 시 장기간 거래정지 관측…주주 피해 우려

미디어젠, 거래정지 장기화 조짐…무슨 일이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디어젠의 거래정지 기간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최대주주와 창업자 간 법적 다툼이 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미디어젠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미디어젠은 앞서 전 대표이사의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지난달 7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돼왔다.

미디어젠은 최대주주와 창업자 간 분쟁을 겪고 있는 회사다. 올해 초 만하더라도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고훈 전 대표였지만, 지난 3월4일 키맥스 외 2인 등이 지분을 매입하며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을 앞서게 됐다.

최대주주로 올라선 키맥스 외 2인은 투자일임업체인 앨터스투자자문과 주식매매계약 지위이전 약정을 맺고 있었다. 앨터스 측은 키맥스 등으로부터 주식매매계약 지위를 이전 받으며 지난 2020년부터 미디어젠 지분을 늘려왔고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현 경영진과의 관계도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올해 1월 앨터스가 키맥스 등 매매계약 지위를 확보한 고객계정 지분을 제3자인 이티홀딩스 등 3곳에 나눠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분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아직 이사회를 장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기존 경영진들의 반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실제 올해 초 열린 2024년도 정기주주총회에서 키맥스 등은 이사회 진입을 위해 고 전 대표, 김병로 감사에 대한 재선임을 부결하고 문정식 이사와 박창규 감사를 선임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사회는 여전히 수적으로 고 전 대표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태다.

경영권 매각에서 비화된 다툼은 법적 소송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키맥스 측의 추천으로 선임된 박 감사는 고 전 대표와 송민규 현 대표이사가 회사 재산을 사적으로 유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들을 업무상 배임·횡령으로 고소했다. 현재 거래가 정지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고훈 전 대표 측은 정상적 경영활동으로 진행된 사업 컨설팅 계약과 직원 대여금에 대한 개인적인 일탈 행위를 감사인이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으로 몰았다고 해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법적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주주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횡령·배임 혐의가 어느 방향으로 결론지어질 지 현재로서는 예단하긴 어렵지만, 미디어젠이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른 이상 짧게는 두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소 내년 초까지는 발이 묶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진과 최대주주간 분쟁이 거래 정지로 이어지면서 애꿎은 소액주주들이 볼모로 잡힌 상황"이라면서 "분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소액주주들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 소액주주를 볼모로 잡는 행동은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디어젠이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오름에 따라 거래소는 다음 달 17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미디어젠이 다음 달 10일 이내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할 경우 거래소는 계획서를 살펴본 뒤 20거래일 이내에 상장유지 또는 상장폐지, 개선 기간 부여 등을 결정한다. 통상 개선 기간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주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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