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권농정책 사적 '만년제' 역사적 가치 되찾는다
화성시, '만년제 역사공원' 추진
공원조성계획 결정 입안 공람·공고
경기도기념물 지정 28년만에
[화성=뉴시스] 2012년 화성시가 만년제 복원정비 계획을 수립할 당시의 만년제 모습.(사진=화성시 제공)[email protected]
경기 화성시가 만년제 인근에 역사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경기도기념물 지정 28년만이다.
20일 경기 화성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8일 안녕동 만년제 주변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공원조성계획 결정 입안 공람·공고'를 시작했다.
공고안은 안녕동 154의 1 일원 9546㎡에 '만년제 역사공원'을 설치하는 안을 담았다. 만년제가 가지는 고고학적·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시민에게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게 이유다. 홍보관과 안내시설, 주차장과 바닥분수, 휴게쉼터 등을 조성한다.
시는 역사공원 설치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위해 내년 예산안에 2억6000여만원을 편성, 시의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만년제는 조선 정조 21년(1797년)에 만든 제방이다. 정조는 사도세자의 묘를 양주 배봉산(현재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현륭원으로 옮기면서 현 화성시를 포함한 수원시 일원을 화성이란 이름의 새 도시로 만들었다. 도시의 경제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둔전(궁과 관아에 딸린 밭)을 설치하고 농사를 위한 제방을 쌓았다. 만년제는 이 때 설치된 저수시설로, 수원시 소재 서둔(西屯), 서호(西湖)와 함께 정조의 권농정책을 보여주는 중요 사적이다.
만년제는 이같은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자칫 민간에 매각돼 사라질 위기를 맞기도 했다.
현 문화재청의 전신인 문화재관리국이 1964년 2월 문화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만년제를 민간에 불하했다.
수 십 년 후 한 지역 주민이 만년제를 경기도기념물로 지정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 경기도는 1992년부터 7회에 걸쳐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진행 1996년에 경기도기념물로 지정했다.
만년제 토지 소유자는 이에 반발, 2000년 화성시에 경기도기념물 지정 해제를 요구했고, 시도 만년제가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경기도에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만년제의 농업적 가치를 인정, 보존을 결정했다.
경기도기념물 지정 이후에도 복원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1996년 경기도기념물 지정 이후 2년 만인 1998년 시추공 조사가 진행됐지만, 예산과 토지매입 등의 문제로 이듬해부터 2006년까지 복원과 관련된 사업은 멈췄다. 2007년 다시 시작된 발굴작업은 2022년 6차 발굴조사까지 15년이 걸렸다.
2022년 11월 화성시는 만년제 복원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만년제 역사공원 건립을 포함한 만년제 복원을 진행 중이다.
만년제의 역사적 가치를 되찾는 28년 동안 재산권 행사에 발이 묶인 지역 주민들의 원성은 커질대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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