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美에 '143조 투자'…삼성전자에 호재 될까
Arm 통한 대규모 AI 투자 전망
삼성, 빅테크 AI 공급망 참여 주목
'HBM' 시장 확대에 수주 기대감도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마야요시 손(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1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손정의 회장을 향해 당초 소프트뱅크의 투자 예정액인 1000억 달러를 2000억 달러로 늘려줄 수 있겠느냐고 농담하자 손 회장은 "노력하겠다"라고 화답했다. 2024.12.17.
소프트뱅크가 대주주로 있는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과 삼성전자가 최근 파운드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 중인 만큼 Arm의 미국 내 AI 공급망이 커질수록 삼성전자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손정의(마사요시 손) 소프트뱅크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향후 4년 간 미국에 1000억 달러(143조원)를 AI 기술 관련 인프라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손 회장은 "이번 투자로 최소 10만 개의 (AI 관련)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트럼프 승리로 미국 경제에 대한 나의 확신이 엄청 커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 10억 달러 이상 투자하는 기업에 패스트트랙(신속심사)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소프트뱅크의 미국 투자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각종 투자 프로젝트는 소프트뱅크 소유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Arm은 반도체 설계도의 밑그림인 '설계자산(IP)'을 만드는 기업으로 주요 빅테크들과 협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rm을 비롯해 국내 AI 스타트업과 파운드리 생태계를 구축 중인 삼성전자도 사업 확장에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Arm과 손잡고 AI 중앙처리장치(CPU) 칩렛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 칩렛은 대규모언어모델(LLM) 연산에서 2~3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과 성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CPU 칩렛을 통합·생산하기 위해 첨단 2나노 파운드리 공정과 첨단 패키징 솔루션을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Arm과의 협력으로 여전히 낮은 고성능컴퓨팅(HPC) 사업의 비중도 끌어올릴 전망이다. HPC는 AI로 고성능 연산을 하기 위한 컴퓨터로 수익성이 높은 만큼 파운드리 매출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미국 투자로 Arm과 미국 현지 빅테크들과의 AI 공급망 구축이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전자 또한 이에 참여해 첨단 파운드리 공정의 수주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손 회장이 Arm을 제2의 엔비디아로 만들기 위해 AI용 반도체 개발을 시작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또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향 고성능 HBM 공급을 선점한 가운데 Arm의 AI용 반도체 개발 및 미국 투자로 HBM 수요가 커지면 삼성전자도 HBM 수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앞서 Arm은 AI 반도체 사업부를 설립해 내년 봄 시제품을 출시하고 같은 해 가을 수탁 업체들과 협력해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손 회장은 앞으로 글로벌 AI 반도체를 독점 중인 엔비디아를 견제하기 위해 AI 반도체의 설계·제조 공정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로봇까지 AI 생태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협력사의 공급망에 적극 참여해 사업 수주 기회를 늘려야 할 것"이라며 "소프트뱅크의 이번 투자가 삼성에게 유의미한 여건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맥에너리 컨벤션 센터(McEnery Convention Center)에서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Samsung Memory Tech Day) 2023'을 개최했다. 삼성전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D램.(사진=삼성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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