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꿈 꿨던 희귀병 투병 20대…5명 살리고 하늘로
전신중증근무력증 투병 속 서약
유기견보호센터 자원봉사 힘써
[서울=뉴시스]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故 원유선(22)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4.12.17. [email protected].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8일 뇌사 상태였던 故 원유선(22)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17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20일 저녁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고인은 2018년 2월 전신중증근무력증 진단을 받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어 경찰의 꿈도 포기했다. 전신중증근무력증은 신경이 근육에 신호를 전달하지 못해 골격근이 약화되는 만성 자가면역 희귀질환이다.
고인은 힘든 투병 생활 속에서 만일 삶의 끝이 오게 된다면 누군가를 살리는 기증을 하고 싶다며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했다. 가족들은 마지막 순간 생명나눔을 실천하고자 했던 고인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기증을 결심했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고인은 차분하고 자상했다. 누구보다 다른 사람을 아끼고 배려하는 사람이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매일 일기에 하고 싶었던 일과 즐거웠던 일을 적으며 행복해했다.
동물을 좋아해서 시간이 될 때면 유기견 보호센터에 가서 자원봉사를 했고, 힘든 부모님을 돕기 위해 식당 주방 일과 택배 분류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갔다.
어머니 원서현 씨는 “네가 삶의 끝에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장난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누군가를 위해 아름다움을 나누고 떠났다"면서 "자랑스럽고 엄마로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 아픔을 이해한다고 한다"면서 "기증자 원유선 양의 숭고한 생명나눔은 힘든 상황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실천됐기에 더 가슴을 울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따뜻한 마음씨가 널리 알려져 좀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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