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혼 여성, '가짜 부모' 배우 고용…결혼사기 덜미
[서울=뉴시스] 한 기혼 여성이 배우를 고용해 신분을 사칭하고 소개팅남을 속이는 일을 벌여 구속됐다.(사진=SCMP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화연 인턴 기자 = 한 기혼 여성이 배우를 고용해 신분을 사칭하고 소개팅남을 속이는 일을 벌여 구속됐다.
18일(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 기혼 중국 여성이 본인 역할과 본인의 부모 역할을 맡을 배우를 고용해 정교하게 계획을 세우고 소개팅남을 속여 48만 위안(한화 약 9500만 원)을 가로챘다.
중국 중부 후베이성 출신의 남성 신 씨는 자신을 샤오위라고 소개한 여성과 만났었다고 밝혔다.
샤오위는 온라인상에서 신 씨의 연락처를 발견한 후 2022년 8월, 먼저 연락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에 그에게 고백했다.
2023년 두 사람이 결혼 계획을 세울 당시 샤오위는 신 씨에게 현지 관습에 따라 18만 8000위안(약 3733만 원)의 차이리(결혼 전 신랑 측이 신부 측에 지불하는 돈)를 가족에게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신 씨는 1만 위안(약 198만 원) 상당의 선물을 들고 샤오위의 집에 인사를 가려 했지만, 샤오위는 몸이 아프다며 만나주지 않았다.
이후로도 샤오위는 어머니의 수술비와 여동생에게 줄 선물을 핑계로 신 씨에게 계속 돈을 요구했고, 그러면서도 직접 만나자는 그의 요구는 "불편하다"며 거절했다.
신 씨의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샤오위는 자주 사진을 보내 주거나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신 씨는 작년 한 해 동안만 샤오위에게 22만 위안(약 4368만 원) 이상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2023년 4월, 마침내 샤오위는 신 씨에게 가족을 소개해 준다며 자리를 만들었고, 신 씨는 샤오위를 만난 후 평소에 사진으로 보던 외모와 다른 것 같다고 말했지만 샤오위는 사진이 보정돼서 그렇다고 답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두 집안은 상견례를 하고 신 씨가 샤오위에게 추가 비용을 송금하고 4만 위안(약 794만 원) 상당의 옷을 사주는 등 결혼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 씨는 샤오위가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만나자고 한다" "대본대로 행동해라"는 메시지를 보낸 걸 발견했다. 샤오위는 이에 대해 다른 사람이 자신의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 날, 샤오위의 여동생 샤오먀오는 신 씨를 직접 만나 "샤오위가 우울하다고 헤어지고 싶다고 한다"고 전했다고 한다.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진 신 씨는 결국 샤오위가 사는 도시로 찾아가 전화를 걸었는데, 그 전화를 여동생이라던 샤오먀오가 받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제야 신 씨는 샤오먀오가 바로 2년 동안 사귀었다고 믿은 약혼녀 샤오위인 것을 깨달았다.
경찰은 신 씨가 "아이가 있는 실직 여성이 조직적으로 꾸민 범죄의 희생양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신 씨를 속인 저우라는 이름의 여성은 배우를 고용해 자신과 가족을 연기하도록 했고, 그렇게 신 씨로부터 받은 돈으로 자녀를 부양해 왔다.
저우가 신 씨에게 계속 보내던 사진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의 모델 사진이었다. 그는 신 씨로부터 총 48만 위안(약 9500만 원)을 가로챘고, 지난 11월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누리꾼들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 "어떻게 만나지 않고 사귈 수가 있냐" "저런 허술한 사기에 걸린다니 사랑에 눈이 멀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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