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초동수사 부실…동생 살해범 2년 만에 징역 6년

법원, 목격자 진술·혈흔 증거 인정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2일 오후 동생을 때려 숨지게한 혐의를 받고 있는 A(60대)씨가 청주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나오고 있다. A씨는 2022년6월3일 청주시 사직동의 자택 마당에서 50대 친동생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4.07.02.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로 묻힐 뻔했던 친동생 살해범이 2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았다.

청주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19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6월3일 오전 5시13분께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자신의 집 앞에서 술에 취한 채 남동생 B(당시 59세)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B씨의 사인이 타살로 의심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씨를 입건했으나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해 불송치 결정했다.

A씨는 경찰에서 "자고 일어나니 동생이 죽어 있었다"고 범행을 부인하고, A씨의 집에 머물던 모친은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이후 검찰이 A씨의 휴대전화와 통화목록,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하지 않은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재개발 직전의 범행 장소에서 현장 검증과 DNA 감정을 벌여 경찰이 찾아내지 못한 혈흔도 확보했다.

범행 2년 만에 법정에 선 A씨는 "동행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며 "동생 누워있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을 뿐 사망과 연관이 없다"고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목격자들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를 찾기 어려울 뿐더러 진술의 신빙성도 높다"며 "피해자에게 다수의 피하출혈·골절·창자파열 등 상해를 입혀 사망에 이르게 한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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