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석유화학 'NCC 매각' 사업재편 뒷받침한다…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유도

등록 2024.12.23 15:3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정부,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2028년까지 글로벌 공급 과잉 심화

협력사 고용유지지원금 완화…합작법인·M&A 등 기업결합 속도

납사·제조용 원유 무관세 1년 연장…에탄 터미널 '패스트트랙' 구축

[여수=뉴시스] 여수국가산단이 밤낮할 것없이 24시간 가동되며 석유화학산업의 쌀인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여수=뉴시스] 여수국가산단이 밤낮할 것없이 24시간 가동되며 석유화학산업의 쌀인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뉴시스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정부가 글로벌 과잉 공급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업계의 사업재편을 뒷받침한다. 나프타분해설비(NCC)로 대표되는 범용 제품 생산 설비를 매각하고, 고부가 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지역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을 지정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중국 등 주요국의 설비 증설 추세를 고려하면 오는 2028년까지 글로벌 공급 과잉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기업의 사업재편을 돕는다.

우선 업계의 NCC 설비 합리화를 지원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지역경제 어려움이 예상되는 경우, 지자체 신청을 받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을 내년 상반기 지정할 계획이다.

'주된 산업' 요건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고, 지자체 위기극복 노력·기여도를 고려한다. 특히 주된 산업과 연관된 협력업체에 대해 고용유지지원금 매출액 요건을 15%에서 10%로 완화한다. 협력업체뿐 아니라 소상공인도 대출·긴급경영안정자금·보증 등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 금호석유화학그룹의 공장 모습. (사진=금호석유화학) 2024.1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금호석유화학그룹의 공장 모습. (사진=금호석유화학) 2024.12.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업계에서는 공급 과잉 문제를 풀기 위해 합작법인 설립,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고용·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선제적 대응 체계 마련에 집중한다.

기업들의 신속한 사업재편 의사결정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도 설계하고, 사업재편 활성화를 위한 공정거래법 활용을 확대한다.

기업들의 합작법인 설립, 신사업 인수합병(M&A) 등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결합심사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자료제출 범위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전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내에서 사업재편 계획에 따라 금융채무 상환이나 투자재원 확보 목적으로 자산을 매각한다면, 과세이연 기간도 '양도차익에 대해 4년 거치 3년 분할 익금산입'에서 '5년 거치 5년 분할 익금산입'으로 연장한다.

울산 석유화학단지 전경

울산 석유화학단지 전경



아울러 기업간 비용절감 자구노력 촉진을 위한 유인체계를 마련하고, 원료·유틸리티·안전 등과 관련한 규제도 손 볼 방침이다.

현재 국내 NCC는 울산, 여수, 대산 등 산업단지 3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아직 글로벌 NCC 대비 설비 규모, 운영효율성 측면에서 경쟁력은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 등의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우리 기업의 비용절감 자구노력이 필요한 상태다.

올해 일몰 예정인 납사 및 납사 제조용 원유에 대한 무관세 기간을 1년 더 연장한다. 일부 석유화학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에탄 도입을 추진 중인 만큼 관련 터미널·저장탱크 건설을 위한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지원한다. 석유사업법을 개정해 공업원료용 LNG 석유수입부과금도 환급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정부는 고부가·친환경 제품군으로 신속한 전환을 위해, 전략적 투자대상을 중심으로 R&D와 실증에 집중한다. 초기시장 창출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여수=뉴시스] 여수상공회의소에서 13일 '여수 석유화학 위기 대응 전략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전남도 제공) 2024.1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여수=뉴시스] 여수상공회의소에서 13일  '여수 석유화학 위기 대응 전략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전남도 제공) 2024.11.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장기적인 시각에서 석유화학 산업은 고부가 소재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재의 범용 소재에서 고부가 소재로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미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역시 고부가 소재로의 전환에 발 빠르게 나섰다.

주력산업 연계 고부가 소재기술, 탄소감축 핵심기술,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기술 등 3대 분야 R&D에 집중한다. 민관합동으로 '2025~2030년 R&D 투자 로드맵'을 수립해 내년 상반기 중 발표한다. 민간 투자에 매칭해 '고부가·친환경 화학소재 기술개발' 예비타당성조사 신청도 추진한다.

정부는 산업계 자율 컨설팅 용역을 통해 산업계 스스로 독립적인 전문기관과 산업 재편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범부처 대응체계도 구축하고, 내년 상반기 후속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미 기업이 자발적으로 사업 재편 준비 중에 있다"며 "준비한 사업 재편을 이행 개시하면 좋을 것 같고, 그 이행 과정에서 추가적인 애로사항이 있다면 정부가 후속적으로 그 부분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서울 중구 달개비 컨퍼런스하우스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07.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서울 중구 달개비 컨퍼런스하우스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07.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