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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시부 돌보는데 시누이가 CCTV 설치…감시당하는 기분"

등록 2024.12.25 00:10:00수정 2024.12.25 08: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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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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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치매를 앓는 시아버지를 돌보게 된 여성이 시누이가 집안에 CCTV를 설치해 감시당하는 기분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매 시아버지 돌보는데 집에 CCTV 설치한 시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시아버님 건물에 시부모와 위아래층으로 10년 넘게 살았다. 그러다 어머니가 올해 초 치매로 요양원에 가시고 그즈음 아버님이 뇌경색이 와서 거의 치매 환자처럼 되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소변은 항상 세탁실에서, 대변은 화장실에서 보신다. 가끔 세탁실에서 실수하시는데 대변을 인지하지 못하셔서 그대로 밟고 거실을 걸어 다니신다"며 "옷 갈아입거나 씻는 건 남편이 돕는다. 남편은 아버님 집에서 생활하고 저는 아이들과 위층에서 생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식사는 항상 제가 차려드린다. 건물 1층에서 가게를 해서 오르락내리락하며 아버님 식사나 간식을 챙겨드린다"며 "일하면서 초등학생 아이 둘을 챙겨야 해서 아버님 챙기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시누이들이 아버지 얼굴을 보겠다는 이유로 집에 CCTV를 설치하면서 이들의 갈등이 시작됐다.

A씨는 "왔다 갔다 하는데 감시받는 기분이 불편해서 CCTV를 계속 껐다"며 "시누이는 오기만 하면 CCTV를 켜놓더라"고 토로했다.

참다못한 A씨는 시누이에게 전화를 걸어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러자 시누이는 "내 아빠 집에 설치했고 내 아빠 얼굴 보려고 하는 건데 네가 상주하지도 않으면서 왜 참견이냐. 아빠 혼자 있을 때 뭐 하는지 보는 거고 갑자기 아빠가 쓰러지거나 불이 나거나 할까 봐 본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A씨는 "그렇게 보고 싶으면 얼굴은 와서 보고 카메라는 끄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저보고 이상하다고 난리다. 저는 카메라를 설치한 시누이가 이상하다. 남편은 누나들한테 말도 제대로 못 한다"며 "제가 이상한 거냐"고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감시하기보다는 노인 혼자 놔두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그러는 거다" "CCTV가 있어야 억울한 일이 생겨도 뒤집어쓰는 일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아무리 그래도 자기 아버지 챙겨주는데 말을 그렇게 하냐" "우리 시할머니도 아프실 때 시고모들이 와서 돌보진 않고 전화질만 하는데 너무 화나더라" 등 A씨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찔리는 게 있냐"는 누리꾼의 지적에 "찔리는 게 있어서 CCTV를 끄려던 게 아니다. 주보호자는 나이고, 본인 아버지를 본다는 이유로 같이 생활하지도 않고 자주 오지도 않으면서 CCTV로 내 생활을 들여다본다는 게 꼭 요양보호사 감시하듯 느껴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CCTV가 꼭 필요한 이유도 있는 것 같다. CCTV는 다시 켜놨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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