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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한 현대, 바닥 찍은 신세계, 롯데는...?

등록 2020.08.14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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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발표…C쇼크에 유통가 패닉

몸집 큰 롯데, 총체적 점검 불가피

하반기 기대해 볼 만한 신세계

81억 남긴 현대, 상황 가장 좋아

(사진=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쇼핑 제공)

(사진=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쇼핑 제공)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유통기업들이 올해  2분기 안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백화점이 명품 판매 등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재난지원금 사용처 배제로 대형마트가 타격을 입었다. 면세점을 가진 기업은 임대료 규모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한숨 놓은 백화점, 재난지원금 미운 마트

롯데, 신세계, 현대 모두 백화점 사업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롯데는 매출액 6665억원, 영업이익 438억원으로 코로나 사태 초기인 올 1분기(매출액 6063억원, 영업이익 285억원)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소폭 개선됐다. 신세계 역시 전 분기보다 매출액이 6.9% 신장했다. 4월엔 매출이 전년 대비 8.4% 감소했지만, 6월엔 3.0% 성장해 신장세로 돌아섰다. 현대백화점 매출은 10.3% 감소했다. 1분기 17.7% 감소에 비하면 소폭 개선한 수치다.

반면 1분기 집밥 트렌드 덕을 본 대형마트는 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 제한에 식자재 마트 등으로 손님을 빼앗겨 '고난의 행군'을 해야 했다. 롯데마트는 1조4650원에 영업손실 5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8.5% 감소했고, 적자가 심화했다. 이마트 역시 매출 3조5538억원, 영업이익 150억원 적자를 봤다.

◇롯데, 충격 실적에 그룹 임원 인사까지

롯데쇼핑은 매출액 4조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다. 영업이익은 98.5%나 감소해 14억원에 그쳤다. 백화점, 전자제품전문점, 홈쇼핑이 선방했으나 롯데마트와 극장 사업을 하는 컬처웍스가 부진했다. 컬처웍스 매출액은 82.2% 줄어든 3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506억원에 달했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이전부터 부진 점포를 대대적으로 정리하는 '군살 빼기'를 선언했다. 점포 700여 곳 중 200여 곳을 폐점한다는 계획이 빠르게 진행하는 중인데,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하는 결과가 불가피하다. 이에 비해 반전을 가져올 만한 모멘텀은 부족하다는 게 회사 안팎 평가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양대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유통 부문이 죽을 쑤자 롯데그룹은 때 아닌 고위급 인사까지 감행했다. 그룹 2인자인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 빠른 혁신을 위해서는 연말 정기인사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뜻이다.

◇비싼 공항임대료에 울상, 신세계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은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중이고, 까사미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등도 상황이 안 좋은 것에 비하면 그럭저럭 잘 헤쳐 나가는 중이다. 아킬레스건은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다.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면세점을 찾는 소비자는 크게 줄었는데, 임대료 부담은 큰 상황이다. 인천공항과 고정 임대료로 계약한 신세계면세점의 월 임대료는 360억원 수준이다. 8월까지 한시적으로 50% 감면을 받지만, 매출액에 비하면 임대료가 턱없이 비싸다. 인천공항과의 임대료 협의가 난국을 타개할 키 포인트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과 임차료 책정 방식을 경쟁사처럼 매출액과 연동된 영업료만 납부하는 방식으로 바꾸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할인점 이마트는 적자를 보긴 했지만, 기존점 신장률이 2019년 -3.4%에서 지난 1분기 -2.4% 둔화했다. 2분기에는 -1.2%로 개선됐다. 그로서리 강화, 고객중심 매장 확대 등 점포 리뉴얼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결 자회사인 SSG닷컴은 코로나19 수혜를 보기도 했다. 2분기 총매출 9317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성장하며 두 분기 연속 40%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온라인 시장 전체 2분기 성장률이 15%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137억원 영업손실을 봤으나 1분기에 비하면 적자 폭이 60억원 이상 줄었다.

[서울=뉴시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서울=뉴시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81억 흑자…그나마 선방한 현대

현대백화점의 연결기준 매출은 5166억원, 영업이익은 8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84% 감소했으나 타사와 비교하면 그나마 남긴 돈이 많은 편이다. 6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신규 오픈했다. 롯데나 신세계와는 달리 할인점 사업을 하지 않아서다.

대신 면세점이 발목을 잡을 뻔 했는데, 인천공항면세점 영업을 시작하기 전이라 임대료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반기 동대문점을 오픈하면서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면세점 매출은 1172억원으로 37.3% 늘었고, 영업손실은181억원으로 14억원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는 셋 중 규모가 가장 작다보니 그만큼 타격도 적었던 것 같다"며 "신세계는 면세점 임대료가 해결되면 하반기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워낙 몸집이 큰 롯데는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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