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美금리인상·中봉쇄, 우리 경제 하방위험 확대"
경제동향 5월호…"韓경제 완만히 회복"
"대외여건 악화, 투자·수출증가세 둔화"
美 통화긴축…금융시장의 불안성 확대
중국으로의 수출 -3.4% 감소세로 전환
세계경제, 인플레 등 부정적 전망 확대
[서울=뉴시스] 미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또 연준은 16년 만에 연속해서 금리를 인상하게 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와 중국 주요도시 봉쇄조치,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한국 경제의 하방위험이 더욱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며 기업 심리도 지난달에 이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경제동향 5월호'를 발표하며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투자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경기 하방위험이 더욱 확대됐다"고 밝혔다.
또한 "감염병 확산의 부정적인 영향은 점차 축소되고 있으나, 중국의 주요도시에서 극단적인 봉쇄조치가 시행되며 대외 여건이 악화됐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돼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됐다"고 했다.
KDI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대면서비스업이 일부 반등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대외 요인이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를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지표를 보면 3월 전(全)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6.4%)와 금속가공(-8.5%) 등이 부진했지만, 반도체(26.4%)와 의약품(16.1%)이 크게 증가하며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3.7% 증가해 기저효과가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7.7%)과 금융·보험업(4.0%)을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율을 보였다.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로 환율과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성이 확대된 가운데, 중국의 주요도시 봉쇄조치와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대외 요인이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를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4월 83에서 5월 85로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중국 봉쇄조치로 자동차생산은 2월 3.7%에서 3월 -6.4%로 주저앉았고, 일평균 수출액도 3월 23.4%에서 4월 15%로 하락했다.
3월 소매 판매는 1년 전보다 2.3% 늘었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낮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향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 회복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103.2보다 소폭 상승해 103.8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3월 3.6%에서 4월 11.5%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설비투자는 6.0% 감소했다.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운송장비의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특히 자동차가 12.2% 대폭 감소했다. 또한 반도체산업 중심의 높았던 증가세가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3월 건설투자는 건설비용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지난달보다 감소 폭이 확대돼 7.3% 줄었다. 건축·토목 부문 모두 감소했고, 건설비용을 반영하는 건설기성 디플레이터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며 물량 기준 건설기성 회복이 지연됐다.
[상하이=AP/뉴시스] 지난달 12일 중국 상하이에서 완장을 착용한 자원봉사자들이 봉쇄구역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2022.04.12.
아울러 4월 수출은 지난달 18.2%보다 축소된 12.5%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요도시 봉쇄조치로 중국으로의 수출이 16.6%에서 -3.4%로 감소세로 전환된 반면, 미국 26.4%, 아세안 37.3% 등에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전기·수도·가스요금의 상승 폭이 확대되며 지난달 4.1%보다 높은 4.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한 건 2011년 11월과 12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시장은 대내외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며 금리와 환율이 불안정한 모습을 지속했다. 4월 국고채 금리(3년)는 기준금리가 인상된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돼 지난달보다 30bp(1bp=0.01%p) 상승한 2.96%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에 주로 기인해 지난달 말 대비 큰 폭(43.8원, 3.6%) 상승한 1255.9원을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말 2757.7 대비 2.3% 하락한 2695.1을 기록했다.
세계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통화긴축 강화, 중국 봉쇄조치 등에 따라 부정적 전망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공급망 교란, 물가상승 압력으로 경제 기초여건이 취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완자재가격지수는 곡물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상승세를 지속했으나, 국제유가가 중국 봉쇄조치에 따른 경기둔화와 달러화 강세 등에 기인해 지난달 대비 하락했고 다수의 산업용 금속가격도 하락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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