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과원' 과일값 잡을 해결책 될까…비용 부담에 농가 '주저'
농식품부·기재부, 과수대책 관련 예산 협의 중
"냉해방지시설 자부담 금액 커…수익으론 불가"
거점 APC 향후 20개 추가 설립…부지확보 과제
[예산=뉴시스] 임소현 기자 = 예산 과수 거점 산지물류센터(APC)에서 사과가 선별 작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예산=뉴시스]임소현 기자 = 지난해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폭등하는 이른바 '사과대란'이 발생하면서 냉해방지시설 설치나 스마트 과수원 확대 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과일값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 해소와 국산 과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과원 확보가 중요하지만 정작 농가에서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망설이는 분위기다. 정부는 과수대책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예산 등을 적기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5일 정부 등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가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 조성, 저온피해 예방시설 설치 지원 관련 내년도 예산안 편성 협의에 돌입했다.
앞서 농식품부가 발표한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에는 다축형 사과원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1200ha(헥타르·1만㎡)의 '스마트 과수원' 조성 계획이 담겼다. 스마트 과수원은 평면 수형의 묘목을 기반으로 배치(수폭·배열)를 표준화해 영농작업의 단순성을 확보하고 기계화·무인화 설비를 도입한 과원이다.
올해 기준 다축형 재배 과원 조성 보조 사업비는 500평 가량 기준 3000만원 수준이다. 묘목 값을 제외하고 기반 시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산=뉴시스] 임소현 기자 = 충남 예산군 사과 다축형 재배단지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원마다 면적이 달라서 업체와 산출을 해야 하지만 500평 정도에 3000만원 정도"라며 "기반 비용 100%를 지원하는 사업이 있고 일부 보조금만 나가는 사업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가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스마트 과수원 조성 보조금을 받더라도 그에 따른 수익을 많이 올릴 수 있는지는 아직 드러난 바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일부 농가가 시범적으로 하는 수준이고 아마 10년 정도 뒤에는 효과가 난다고 한다면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장 냉해방지시설 설치에도 부담을 느끼는 농가가 많다. 지난해 기준 전국 사과와 배 재배 면적은 각각 3만3789ha와 9607㏊로 합쳐서 4만3396㏊다. 이 가운데 작년까지 저온피해 예방시설이 설치된 곳은 1.1%인 494ha에 불과했다.
35년간 충남 예산군에서 사과 농사를 지은 박철신씨는 2015년 방상팬 8대를 설치했다. 박씨는 "아직 방상팬을 설치하지 않은 농가도 많다"며 "정부가 50%를 보조해준다고 해도 자부담 금액이 엄청 크다. 사과 가격이 좋지 않은 시기여서 그 수익으로 방상팬을 설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냉해방지시설 지원 역시 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에서 확대를 논의할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
권오영 예산능금농협 조합장은 "FTA기금에서 과수 고품질 현대화 사업, 즉 오래된 나무를 교체하는 수요가 더 많아 냉해방지시설을 할 여유가 없다"며 "같은 예산에서 (나눠야 해) 한정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사과를 저장할 수 있는 과수거점 산지유통센터(APC) 역시 앞으로 20개 가량 확대한다. 전국 24곳에 있는 거점APC 선별·저장시설을 확충하고 거점APC를 추가로 건립해 취급 물량을 두 배 이상 확대하고 거점APC를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와 산지-소비지 직거래의 핵심 주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2022년 기준 거점APC에서 사과 유통 물량의 14%를 취급하는데, 오는 2030년에는 이 비중을 3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거점APC 확대도 비용 문제와 부지 확보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
예산군 과수거점 APC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기준 물량이 15% 정도 줄어든 상황"이라며 "정부 물량이 조금 늘어나면서 작업량이 늘어났다. 저장 창고를 늘려만 주면 물량은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예산 APC에서는 올해 5000t의 사과를 매입했다. 전년 동기(5500t) 대비 500t 줄어든 규모다. 앞으로 500t 가량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수대책 관련 내년도 예산안 편성 논의에 대해 "협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최대한 올리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예산=뉴시스] 임소현 기자 = 예산 과수 거점 산지물류센터(APC)에서 사과가 선별 작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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