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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부채비율 9959%…해결책 뭔가 보니

등록 2023.05.17 09:10:00수정 2023.05.17 09: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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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손실 453억 6개 분기 연속 적자

부채비율 2018년 이후 계속 늘어 1만% 육박

베트남 법인 흑자 전환이 급선무

효성화학, 부채비율 9959%…해결책 뭔가 보니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효성화학의 재무건전성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천문학적 부채비율의 주범은 베트남 법인의 적자 탓이다. 효성화학은 2018년 이후 1조5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베트남에 쏟아부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악화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페셜티(Specialty) 사업을 히든카드로 삼을 계획이다. 매출의 중심 축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옮기며 안정된 실적을 올리는 한편 베트남법인의 흑자 전환으로 부채비율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올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6695억원, 영업손실 4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9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021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보였다.

실적 악화의 주 원인은 베트남 사업 적자에 있다. 2018년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을 세우고 대규모 화학단지 건설을 비롯해 LPG저장소, 프로판탈수소화(PDH), 폴리프로필렌(PP) 공장 등을 준공했다.

초대형 액화석유가스 운반선(VLGC) 접안이 가능한 부두 인근 공장에서 LPG를 가공해 DH와 PP를 생산해 수출까지 추진한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글로벌 화학업체로 성장한다는 이 청사진은 베트남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며 차질을 빚고 있다. 

베트남 공장은 2021년 11월, 2022년 2월, 5월, 9월 등 수시로 보수 작업을 벌여 생산 물량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 적자는 날이 갈수록 불어났다. 2021년 500%대였던 부채비율이 올 1분기에 1만%로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통상 기업 부채비율이 400%를 넘으면 경영이 어렵다고 본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효성화학은 스페셜티 사업 강화를 꺼내들었다. 삼불화질소라고 불리는 NF3 사업이 대표적이다. NF3는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하는 웨이퍼 찌꺼기나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한다.

NF3는 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 공정에서 세정 가스로도 많이 쓰인다. 첨단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NF3 시장도 함께 성장해 매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이를 고려해 효성화학은 최근 옥산공장에 NF3 증설 작업을 추진, 연간 1만2000t에 달하는 NF3 양산 체제를 갖췄다. 이는 세계 2위 규모로 공급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효성화학은 이 옥산 공장을 기반으로 특수가스 제조·정제·분석기술을 통한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또 중수소(D2), 염화수소(HCl), 염소(Cl2), 아산화질소(N2O) 등 특수가스 제품도 다변화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베트남 법인이 지난해 연말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하는 점을 고려해 효성화학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전방 수요 둔화에 따른 TAC 필름 부진에도 견조한 NF3 시황으로 실적 상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설비 가동률이 정상 궤도에 오른 것은 긍정 요인으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로 PP 수요 증가도 이뤄질 것"이라며 "지난해 10월 준공한 NF3 공장은 올해 2~3분기에는 본격 가동될 전망으로 이익 기여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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