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 돋보기]대동맥, 시작지점 확장시 다른 부위보다 더 위험
대동맥 근부 확장증
파열시 90% 사망 위험
[서울=뉴시스] 정상 대동맥 근부와 늘어난 대동맥 근부 비교. (그림=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1.01.07.
대동맥은 직경이 확장되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어 수년간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한 번 늘어난 대동맥은 약물치료로 되돌릴 수 없고 대동맥 파열, 대동맥 박리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동맥은 성인의 경우 직경이 3㎝ 내외로 심장에서 시작해 머리(상행 대동맥)-가슴(하행 흉부 대동맥)-배(복부 대동맥)를 지나 양 다리의 동맥으로 나뉜다.
고령, 고혈압 등으로 인해 퇴행성 변화가 오거나 유전 질환으로 인해 대동맥벽이 선천적으로 약해진 경우 일정 부위의 대동맥이 늘어날 수 있는데 이를 '대동맥류' 또는 '대동맥 확장증'이라고 한다.
늘어난 대동맥은 약물치료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영상 검사를 통해 확장된 부위의 최대 직경을 측정해 심한 경우 스텐트 삽입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심장에서 대동맥이 시작되는 2~3㎝ 길이의 부위를 '대동맥 근부'라고 하는데 대동맥 근부 확장증은 다른 부위가 확장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
심장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이 시작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동맥의 파열이나 대동맥 박리가 발생할 경우 급사의 위험성이 매우 높고, 대동맥 근부가 확장하게 되면 인접해 있는 대동맥 판막 주위 조직도 함께 늘어나 판막 역류증으로 인한 심장 기능 부전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는 "대동맥류가 파열되면 80%는 급사하고 살아남은 20% 환자의 절반 이상도 병원 도착 전 사망한다"며 "대동맥 근부를 포함한 상행 대동맥은 증상이 없어도 직경이 5.5㎝ 이상으로 늘어나면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수술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대동맥 근부 확장증은 마르팡 증후군(결합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질환), 또는 이엽성 대동맥 판막증을 가진 환자에서 잘 동반된다.
이는 조직의 일부가 선천적으로 약해진 상태로 높은 혈압으로 인한 혈관의 팽창에 저항 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상호 교수는 "특히 마르팡 증후군 환자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동맥 확장증이다. 조기에 발견될수록 치료가 쉽고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어 세밀한 추적 관리를 통해서 박리나 파열이 되기 전에 수술하는 것이 최상"이라며 "외과의나 수술 센터에 따라 기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대동맥 합병증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대동맥 판막 역류증이 악화하는 경우, 지난 1년간 확장 속도가 빠른 경우는 5㎝ 미만이어도(>4.5㎝) 예방적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대동맥 근부 확장증에 대해 대동맥 판막과 근부를 함께 교체해주는 벤탈 수술이 대부분이었다.
벤탈 수술은 대동맥 판막의 섬유화 또는 석회화 등 변성이 심하지 않은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술 부위의 출혈, 수술 사망률 등의 위험성 때문에 판막과 대동맥을 기계 판막과 인조혈관을 조합해 만든 복합 도관으로 모두 바꾸는 수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과 재료가 발전하며 늘어난 판막 주위 조직을 알맞은 크기로 고정하고, 대동맥 판막의 기능은 보존하면서 확장된 대동맥 근부를 치환해 주는 수술(판막 보존형 근부치환술, 근부재건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이는 벤탈 수술과 비교해 수술 사망률 및 장기 성적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상호 교수는 "고위험 수술, 복잡한 수술일수록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대동맥 근부 수술은 발병 원인과 대동맥의 확장 상태를 면밀히 분석해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며 "수술 전 CT, 경식도 심장 초음파 등의 검사를 토대로 대동맥 근부의 구조적 관계를 철저히 평가해서 환자 개개인에 가장 적절한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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