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靑, 인사 책임론 적극 방어하지만…불길에 더 부채질 '역설'

등록 2019.04.02 19:07:3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조국·조현옥 지키기' 지적은 주관적 판단 영역"

"근무하는 분이 근무하는데 뭘 지킨다는 건가"

"언론이 '포르셰 발언' 곡해…그렇게 얘기 안해"

해명 발언이 새로운 비판 소재로 활용되는 양상

야당은 연일 靑 비판 "민심과 동떨어진 해명"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정상 및 아세안 사무총장을 초청해 오는 11월 25~26일 부산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9.04.01.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정상 및 아세안 사무총장을 초청해 오는 11월 25~26일 부산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9.04.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청와대가 최근 인사 부실 검증 책임론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해명이 거듭될수록 오히려 논란의 불길이 커지는 모습이다.

전면에서 방어자 역할에 나선 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다. 윤 수석은 1일에 이어 2일에도 브리핑을 열어 장관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에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책임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수석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 분들이 일을 잘못했거나 그런 부분들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수석을 지키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지킨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이 자리를 그만두고 나가지 않은 것을 지킨다고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냥 근무하는 분이 (계속) 근무하는 건데 뭘 지킨다는 것인지… 주관적 판단의 영역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윤 수석은 자신의 '포르셰' 발언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그는 "(언론이) 그렇게 곡해를 해서…내가 언제 '그게(미국에서 포르셰를 타는 게) 무엇이 문제냐'라고 했는가. 우리 검증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이었고 (차량) 가격이 3000만원이 안된다. 내가 판단했다는 것이 아니고 검증팀에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브리핑에서 "차량 가액을 기준으로 볼 때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외국에 있으니 외제차를 탔을 것이다. 미국에서 벤츠와 포르셰를 타는 게 문제가 됐을까? 검증 기준을 강화한다고 해도 그런 문제에 대한 사실 판단이 있어야할 것 같다"고 해명했었다.

윤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언론의 질문 공세를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구글링만 해도 (장관 후보자의) 부실 학회 참석 내용 논문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가 안 해봐서 모른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유능한 인재 발굴을 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있다. 인재 발굴 시스템을 폭넓게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의에는 "그것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또 '국회 청문회도 검증 과정인데 보고서가 채택 안된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은 검증 과정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인사청문회를 하면 여당과 야당의 의견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사청문회를 무시했다고 하진 않는다. 청문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심각하다면 그 전까지 자진사퇴를 하거나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청와대는 장관 후보자 두 명의 낙마가 민정수석과 인사수석의 경질로 이어질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의 경우 주택을 3채 보유한 것이 불법은 아니어서 '7대 배제 원칙'(병역기피, 탈세,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성관련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또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의 경우 본인이 검증 과정에서 거짓말을 해 부실 학회 참석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해명이 이어질수록 오히려 정치권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뿐만 아니라 다른 야당들도 조국·조현옥 수석의 경질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청와대와 여당은 점차 고립되는 형국이다. 이 과정에서 윤 수석의 발언은 새로운 비판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집 3채가 흠이 아니라면, 집 1채 없는 서민이 흠인가. 유학 가서 3500만원밖에 안 되는 포르쉐 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면, 오늘도 일자리가 없어서 절망하는 청년들이 문제라는 말인가"라며 윤 수석이 낙마한 장관 후보자들을 느닷없이 옹호하고 나선 것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모 잘 만나서 집도 주고받고, 유학 가서 포르쉐 타고 다니는데 왜 난리냐는 소리로 들리는 것"이라며 "포르쉐 가격도 윤 수석이 이야기한 3500만원은 보험가액일 뿐이고 실 거래가는 6000만원이 훨씬 넘는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청와대는 금수저 청와대라는 말이 그렇게 듣고 싶은가"라며 "청와대는 제발 민심과 동떨어진 이야기 좀 그만하고 진지하게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대변인의 부재가 이같은 메시지 혼선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수석은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대변인으로 대(對) 언론 소통 창구를 일원화했다. 하지만 김의겸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임하고 윤 수석이 급하게 그 역할을 맡게 되면서 매끄럽지 못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