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재취업에 평균 '132개월'…51%는 경력단절 반복
결혼 전 상용직 여성 중 52%는 임시·무급직 등 종사
미취학 자녀 둔 여성, 일 그만 둔 횟수 1.26배 더 높아
"경력단절기간만 보지말고 질높은 일자리 지원해야"
[서울=뉴시스]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학술지 '여성연구'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경력단절여성이 재취업하기까지 평균 132개월이 소요됐다. 재취업을 하더라도 51%는 다시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학술지 여성연구에 실린 '반복적 경력단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결혼을 한지 20년이 넘은 기혼 여성 중 경력단절 후 재취업 경험이 있는 여성 19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그동안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과 관련된 연구는 다수 있었으나 재취업 이후 경력단절에 관련된 연구는 드물었다.
연구 결과 경력단절 후 재취업까지 평균 경력단절기간은 132개월이었으며 최대 경력단절기간은 239개월이었다. 여성들이 재취업을 하기까지 평균 11년, 최대 20년이 소요된 셈이다.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다니던 직장을 다시 그만 둔 횟수는 1회가 66명, 2회가 28명, 3회 이상이 3명이다. 총 190명 중 51%가 재취업에 성공하고도 일을 다시 그만뒀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일자리의 질적 수준과 육아부담 등이 꼽힌다.
190명 중 179명은 결혼을 하기 전 상용직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상용직은 1년 이상 고용계약이 되거나 정해진 채용 절차에 따라 입사해 회사의 인사관리 규정을 받는 사람을 뜻하며 안정적인 일자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경력단절 후 재취업 일자리가 상용직인 경우는 94명에 그쳤다. 나머지 86명은 임시·일용직 47명, 자영업 36명, 무급가족종사자 13명 등이다. 재취업을 한 여성들의 평균 월 수입은 121만원에 머물렀다. 특히 임시·일용직의 경우 상용직에 비해 경력단절 횟수가 약 1.35배 증가했다.
또 미취학 자녀가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일을 그만 둔 횟수가 1.25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의 경우 여성들의 경력이 단절되는 주효한 이유 중 하나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결혼·출산기인 30~39세에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진다. 이 구간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62.7%로 약 10년 전인 2009년 54.5%보다는 개선됐으나 여전히 20대 65.2%, 40대 67.4%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연구진은 "자녀양육이라는 생애과정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반복적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선 경력단절 이후의 첫 일자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90명 중 182명은 재취업 준비 기간 중 직업훈련 경험이 없었고 그 이유로는 46%가 정보부족을 꼽아 양질의 일자리 확보를 위해선 직업훈련과 정보제공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정책은 경력단절기간을 줄이는 것만을 목표로 하지 말고 고용과 수입이 안정적인 질 높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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