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실패한 조현아·강성부·권홍사…'3자 동맹' 다음 행보는
주주연합 측 후보, 한진칼 이사회 진입 실패
향후 임시주총소집 요구 등으로 압박 나설듯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3자 주주연합'이 27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반격에 실패하며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은 지난 1월 말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고 한진그룹에 대한 공세를 이어왔다.
이날 한진칼 제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조원태 회장과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통과됐다. 반면 주주연합 측이 내세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사내이사 선임에 실패했다. 주주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선임안도 모두 부결됐다. 이들이 추천한 이사 후보 중 단 1명도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주주연합의 결정적 패인은 반도건설의 의결권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법원이 주주연합이 제기한 의결권행사허용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가진 지분은 8.2%에서 5%로 제한됐다.
주주연합이 반도건설의 지분에 대해 일종의 '안전장치'를 하려 냈던 가처분 신청이 오히려 의결권 제한이란 결과로 돌아온 것. 이는 조 회장 측과의 지분율 격차를 벌려, 주주연합의 주총 승리 가능성을 희박하게 했다. 여기에 국민연금까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표를 던지자, 사실상 조 회장의 승리로 예상돼 왔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2.9%를 들고 있어 이번 주총의 '캐스팅 보트'로 여겨졌다.
결국 이번 주총에서 어떤 성과도 얻지 못한 주주연합은 향후 행보에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일단 주주연합은 주총이 패배로 돌아가도 당장 한진그룹에 대한 견제를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주연합은 주총이 종료된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연합의 제안이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주총 과정을 통해 기존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많은 주주 분들의 열망과 한진그룹의 변화를 국민 여러분들의 바람을 느꼈다"며 "한진그룹이 위기에서 벗어나 정상화 궤도에 올라설 수 있도록 계속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주주연합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는 ▲법원의 의결권 제한 가처분 신청 기각에 대한 본안소송 ▲지분 확대를 통한 임시 주총 소집 요구 등이 꼽힌다. 일단 주주연합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 판결에 불복해 본안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가능성이 낮지만 본안 소송에서 결과가 바뀐다면, 주총 무효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주주연합은 최근까지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KCGI 산하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 3만5000주(0.06%)를 추가 매입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2.19%까지 증가했다. 한진칼 측에서 임시주총 개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주주연합이 소송에 나설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자 연합의 지분 확보 속도를 볼 때 정기 주주총회 결과 이후 주총 재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의결권 확보 경쟁 구도가 유지되는 한 한진칼의 주가 변동성은 높게 유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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