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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동시다발 집단감염, 他 지역으로 확산 시작…불안한 '경남·강원'

등록 2020.06.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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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감염 확인된 수도권내 집단감염 사례만 6건

리치웨이, 연결고리로…탁구장발 'N차 집단감염'

경남·강원서도 수도권 관련 추정 사례 보고 시작

전문가 "수도권 노출 지점 광범위하다는 방증"

정은경 "생활 속 방역수칙 정착·제도화 어려워"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10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이동식에어컨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강남대성학원 급식실에서 일하는 20대 남성 조리보조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0일 송파구에 따르면 학원 수강생과 강사 등 접촉자로 분류됐던 470명을 상대로 진행됐던 코로나19 검사에서 전원 음성 판정이 내려졌다. 2020.06.10.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10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이동식에어컨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강남대성학원 급식실에서 일하는 20대 남성 조리보조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0일 송파구에 따르면 학원 수강생과 강사 등 접촉자로 분류됐던 470명을 상대로 진행됐던 코로나19 검사에서 전원 음성 판정이 내려졌다.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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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최초 감염원이 서로 다른 집단간 전파가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수도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사회 감염이 경남과 강원 등에서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그만큼 수도권에서 감염에 노출될 수 있는 지점들이 다양해졌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의 특성상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례처럼 전국 확산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10일 오전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 50명 중 지역사회 감염 사례는 43명이다.

이 가운데 경기 20명, 서울 12명, 인천 8명 등 40명이 수도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0일 낮 12시 기준으로 수도권에서 새로 확인된 주요 집단 감염 사례를 보면 감염원만 6건이다.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144명)와 수도권 개척교회(92명),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93명), 서울 양천구 탁구장(54명), 인천 계양구 일가족 관련(16명), 경기 과천시 국군안보지원사령부(5명) 등이다.

특히 리치웨이와 양천구 탁구장과 관련해선 2차, 3차 집단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리치웨이와 관련해선 거주지로는 구로구 소재 중국동포교회 쉼터가 있고 직장으로는 SJ투자회사 콜센터와 또다른 성남시 소재 방문판매업체 NBS파트너스, SK브로드밴드 등에서도 추가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부부와 자녀, 손주까지 일가족 5명이 감염된 연립주택 관련 사례도 리치웨이와의 연관성에 대해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양천구 탁구장의 경우, 탁구장을 방문한 1차 감염 환자 중 용인시 큰나무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람이 확인돼 2차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온데 이어 이 교회 관련 확진자 가운데 광명 노인복지시설을 찾은 사람을 중심으로 또 다른 3차 집단 감염까지 발견됐다.
[서울=뉴시스]미등록 방문판매 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콜센터를 통해 번지면서 누적 확진자가 93명으로 늘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미등록 방문판매 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콜센터를 통해 번지면서 누적 확진자가 93명으로 늘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수도권 집단 감염 사례와의 연관성은 이제 전국에서 보고되고 있다. 10일 오전 0시까지 확인된 지역사회 감염 43명 중 수도권 40명을 제외한 3명도 수도권 감염과 관련이 있다고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경남에서 이날 확인된 2명 포함 최근 신규 확진자 3명은 부부와 자녀 등 한 가족으로, 부모 중 한사람이 이달 2~3일 이틀간 경기도 일대를 방문한 바 있어 현재 수도권 관련 사례로 추정되고 있다.

강원 확진 환자는 춘천시 거주자로 리치웨이 관련 사례로 분류된 서울 강남구 소재 명성하우징과 관련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미 춘천에선 리치웨이 방문자 중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수도권 밖에서 수도권 관련 환자가 발생한 데 대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에서 감염 전파가 상당히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최근 상황을 보면 소규모지만 하나의 연결 고리가 아니라 대중없이 여기서 나왔다 저기도 나왔다 하는데 노출될 지점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굉장히 안 좋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다른 지역에서의 수도권 집단 감염 사례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가의 주요 기능 집중은 물론 경제·사회적으로 다른 지역에서 수도권을 오가는 사람이 많은 한국 특성 때문이다.

실제 4월말부터 5월초 사이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의 경우 9일 낮 12시 기준 27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지역별로 보면 서울(139명), 경기(59명), 인천(54명) 등 수도권 외에 충북(9명 중 8명 국방부 격리시설), 부산(4명), 대구(2명), 경남(2명), 강원(2명), 전북(2명), 대전(1명), 충남(1명), 경북(1명), 제주(1명) 등 전국 13개 시·도에서 확인됐다.

2월말부터 3월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규모 유행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가족이나 지인 등이 다른 지역을 다녀왔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역별 사람 이동을 전면 제한할 수는 없으니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라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수도권 연쇄 집단 감염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와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엄중식 교수는 "전파 속도보다 역학조사 속도가 빨라야 (연쇄 감염을) 끊어낼 수 있는데 지금은 쫓아가기 바쁘다"라며 "지금은 거리두기 말고는 끊어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는 바로 효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한달은 걸린다"라며 "오랜 시간 노력해야 (확진 환자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시작해도 다음달 중순이나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시민들에게 동호회나 종교 소모임, 유흥시설이나 주점 방문 등 자제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람간 2m 거리 두기 등을 거듭 당부하고 있지만 거리 두기에 대한 고민도 읽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많은 국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나 사회적 봉쇄를 완화하면서 다시 유행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라며 "우리나라도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면서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 발생이 지속되고 있어 일상생활 속에서 방역 수칙을 정착하고 제도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백신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코로나19를 단기간 내에 종식시키기는 어렵고 장기화 대응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 방역 수칙 준수로 우리의 의료체계, 방역체계, 사회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발생규모와 유행속도를 억제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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