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공군 성추행 피해자 별건 수사는 2차 가해"

국방부 장관에게 재수사·대책 마련 권고

"국방부검찰단, 불기소 적극 고려해야"

군인권센터, 지난 8월 인권위 진정 제기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숙경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장이 지난 8월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15비 여군 하사 성폭력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밝히고 있다. 2022.08.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군 비행단 성폭력 사건과 관련, 별건 수사를 통해 피해자를 피의자로 입건한 것은 2차 가해라며 국방부 장관에게 재수사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1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이날 국방부 장관에게 "국방부검찰단장으로 하여금 국방부검찰단으로 사건을 직권 이전해 재수사하도록 지휘하고 사건처리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는 "공군이 무리한 별건 수사를 통해 B하사를 피의자로 입건한 것은 그 자체로 성폭력 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성격이 있고,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매우 부적절한 수사"라고 판단했다.

또 "이 사건 사례를 국방부 및 각 군 수사기관에 전파해 성폭력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별건 사건 수사 시 2차 피해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당부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지난 4월 공군 모 비행단 모 대대 B반장이 저녁 늦은 시간에 A하사에게 전화해 코로나19에 확진된 남군 하사 격리 숙소로 불러내 확진자와 입맞춤하라고 지시하는 등 성희롱·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B반장은 확진자가 마시던 음료를 A하사에게 마시라고 강요했고, 음료를 마신 A하사는 3일 후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하사는 공군 양성평등센터에신고하면서 고소 의사를 밝혔고, B반장은 군사경찰대에 입건돼 구속됐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해당 성추행 사건을 수사하던 군사 경찰은 확진자 격리 숙소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A하사를 주거침입과 근무 기피 목적 상해 혐의로 입건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피해자 A하사를 피의자로 몰아가는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A하사가 겪은 성희롱 등에 대해 진정을 제기해 A하사를 보호하고 진실을 규명하고자 한다"며 인권위 군인권보호관에게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군인권센터가 신청한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긴급구제 조치를 권고, 공군은 이 권고를 수용한 바 있다.

한편, 인권위는 이날 국방부검찰단장에게 A하사와 관련해 "기소 여부 결정 시 불기소 처분 등을 적극 고려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공군참모총장에게도 "성폭력 범죄 피해자가 별건 사건으로 조사를 받는 경우에도 피해자를 위한 지원이 단절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공군 수사기관 소속 직원들에게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직무 교육을 실시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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