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SG사태' 소송전…주가조작·폭락책임·불법인지 쟁점

등록 2023.05.03 15:45:34수정 2023.05.03 15:48:1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시총 8조 증발…폭락 원인 놓고 공방

투자자도 소송…통정거래 인지 의혹

'SG사태' 소송전…주가조작·폭락책임·불법인지 쟁점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증권(SG)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 검찰과 금융당국이 수사를 벌이는 가운데,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인물들과 투자자 사이 고소전에 불이 붙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측은 지난 2일 H투자자업체의 라덕연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김 회장은 주가 폭락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블록딜)를 통해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605억원), 지분 3.65%를 매도했고,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도 주가 폭락 4거래일 전인 같은 달 17일 블록딜을 통해 보유 주식 10만주(456억원), 지분 2%를 매각했다.

이를 두고 라 대표는 대주주들의 지분매각과 공매도가 주가 폭락을 유발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특히 김익래 회장이 상속세를 줄이려 공매도를 한 뒤 SG증권에서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가 발생해 주가가 폭락했다며 소송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주식 매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관련 공시도 모두 이행했다"며 "라덕연은 자신의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마치 김익래 회장이 위법행위를 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라 대표는 통화에서 "김 회장이 왜 주가조작을 했는지부터 파헤쳐야 한다"며 "첫번째 블록딜에서 600억원(605억원)이 실제 입금이 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피해 투자자들의 고소도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이강은 지난 1일 피해자 10명을 대리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조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주가조작 일당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남부지검에 우편으로 제출했다.

피해 투자자들은 CFD거래 방식으로 투자한다는 내용을 사전에 설명받지 못했고, 이들 일당이 자신들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증권사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통정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대건도 지난달 26일부터 피해 사례를 모아 오는 9일께 고소장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투자자들도 통정거래 사실을 인지하고도 투자에 참여했다면 함께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조만간 관련자들을 상대로 소환조사에도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SBS가 전날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라 대표가 지난 2021년 9월 고액 투자자를 대상으로 연 비공개 투자 설명회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자본시장법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지 않느냐", "검찰에서 털면, 이슈가 되면 문제 생기지 않느냐"고 질문하는 대목이 나왔다.

일부 고액 투자자들이 통정매매 등 불법성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투자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라 대표는 통화에서 "내가 통정매매를 했는지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거기서 밝히면 될 문제"라며 "그보다는 (주가 폭락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밖에 가수 겸 배우 임창정도 라 대표가 주최한 파티에 참석하고, 또다른 투자자 행사에선 다른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임창정은 "30억원을 투자했는데 지금은 1억8900만원이 남아 있다"며 자신도 투자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를 비롯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일당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도 수사해오던 주가조작 의심 세력의 미등록 투자일임업 혐의 사건을 전날 검찰에 이첩했다.

합동수사팀은 주가조작 일당 외에도 대주주들의 공매도 및 투자자들의 주가조작 인지 등 의혹 전반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확대 여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했다.

이번 폭락사태는 지난달 24일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선광,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 등 8개 종목 주가가 갑작스레 급락하면서 알려졌다.

그달 27일까지 나흘간 폭락으로 8개 종목 시가총액 약 8조2000억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