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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창작과비평' "200호까지 57년…법고창신 지향"

등록 2023.05.24 14: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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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창작과 비평' 편집주간 이남주이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창작과비평' 통권 200호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1966년 창간된 계간 '창작과비평'은 문예와 정론을 겸하는 비판적 종합지로서 1980년 폐간과 1985년 출판사 등록 취소를 겪고 1988년 복간과 출판사 명의 회복을 거쳐 창간 57주년째에 200호를 출간했다. 2023.05.2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창작과 비평' 편집주간 이남주이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창작과비평' 통권 200호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1966년 창간된 계간 '창작과비평'은 문예와 정론을 겸하는 비판적 종합지로서 1980년 폐간과 1985년 출판사 등록 취소를 겪고 1988년 복간과 출판사 명의 회복을 거쳐 창간 57주년째에 200호를 출간했다. 2023.05.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표어가 저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고 있습니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거죠."
 
국내를 대표하는 계간지 '창작과비평' 200호 발간을 맞아 이남주 편집주간은 "지향하는 방향은 계속 견지하되 시대적 변화나 감수성 변화, 그리고 과제의 변화에 잘 맞춰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주간은 "지난 2016년 50주년 기념호를 내면서부터 창비는 '대전환'과 '이행'을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삼고 잡지를 작업해 왔다"며 "대전환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한국사회의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계속해 잡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66년 창간된 '창작과비평'이 200호(2023년 여름호)를 맞이하는데 57년이 걸렸다. 지난 1980년 잡지 폐간과 1985년 출판사 등록 취소 등의 역경을 겪고 1988년 복간되며 지금까지 국내에 몇 남지 않은 종합지의 자리를 지켰다. 잡지의 특징 중 하나는 정론과 문예를 함께 다룬다는 것이다. 분단체제론, 리얼리즘론 등의 담론을 통해 민주화와 통일 운동에 기여하는 한편 장편소설론과 문학비평을 통해 한국문학 분야에도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창작과비평' 이남주(가운데) 편집주간과 백지연·황정아(오른쪽) 편집부주간이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창작과비평' 통권 200호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966년 창간된 계간 '창작과비평'은 문예와 정론을 겸하는 비판적 종합지로서 1980년 폐간과 1985년 출판사 등록 취소를 겪고 1988년 복간과 출판사 명의 회복을 거쳐 창간 57주년째에 200호를 출간했다. 2023.05.2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창작과비평' 이남주(가운데) 편집주간과 백지연·황정아(오른쪽) 편집부주간이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창작과비평' 통권 200호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966년 창간된 계간 '창작과비평'은 문예와 정론을 겸하는 비판적 종합지로서 1980년 폐간과 1985년 출판사 등록 취소를 겪고 1988년 복간과 출판사 명의 회복을 거쳐 창간 57주년째에 200호를 출간했다. 2023.05.24. [email protected]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황정아 편집부주간은 "문학은 일종의 커먼즈(공동영역)을 갖고 있다"며 "물리적인 영역은 아니지만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지 서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의 토대를 구축해 왔기 떄문에 문학 변화와 형성의 힘을 ('창작과비평'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창신(創新)'의 자세로 새롭게 이뤄낸 변화도 있다. 지난 2019년 겨울호부터 온라인 독서모임 '클럽 창작과비평'을 운영해 현재 누적 참여자 1만3000여명을 모았다. 또 지난해부터 산문 코너 '내가 사는 곳' 연재를 시작하며 젊은 독자층의 관심이 높은 에세이 영역을 강화했다. 이번 200호에는 조선족 작가 금희의 산문 '장춘의 봄'을 실었다.

이 주간은 "최근에는 잡지와 뉴미디어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잡지에 게제된 인터뷰는 많은 부분이 편집돼있다. 그 인터뷰를 조금 더 생생하게 독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융합적인 방식으로 전달해 보려고 한다"며 "젊은 독자들에게 나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편집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잡지의 특집면이 무거운 느낌이 많아 글을 감량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을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향후 변화를 예고했다.

최근 문예지 폐간이 이어지며 종이 잡지의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 '창작과비평'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편집부는 "종이 잡지만이 구현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고 믿고 있다. 황 부주간은 "잡지는 말하자면 슬로우 매체다. 그때그때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답답하기도 하지만 슬로우 매체만이 할 수 있는 역할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특성이 종이라는 매체의 물성과도 맞는 부분이 있다. 특정 이슈에 대해 한 박자 쉬면서 곱씹어보게 하고 찬찬히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 종이 잡지가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정기구독자도 계간지를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창비에 따르면 정기구독자는 5000여명에 달하며 지난 20년간 잡지 판매량은 매 호마다 1만부를 유지하고 있다. 이 주간은 "잡지가 갖는 아우라가 약해졌고 독서 방식도 상당히 바뀌어서 잡지가 맞이한 도전을 인식하고 있지만 다행인 건 정기구독자들이 종이 잡지를 계속 발간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줬다는 것"이라며 "매거진 창비를 통해 온라인 구독이라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도 큰 전환이 됐다"고 했다.

'법고(法古)'의 자세로 집중할 키워드는 '문학성'과 '현장성'이다. 황 부주간은 "사회에 각 집단이나 개인,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하려고 애써왔고 특히 '지역'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지역적인 삶을 상상하는 것이 지구적인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긴급한 과제라는 생각을 갖고 여러 문학 코너를 통해 다뤄왔고 그런 자리를 늘려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백지연 편집부주간도 "등단 작가뿐만 아니라 금희 작가와 같이 다양한 분야의 고유한 목소리를 발견하고 함께하는 것이 큰 보람"이라며 "최근 비평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200호 이후에도 계속해서 살려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200호에서는 '새로운 25년을 향하여'를 주제로 장애인권, IT기술 등 8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한 인터뷰가 실렸다. 또 '미래'를 주제로 고영민, 문태준 등 30인의 시와 김금희, 장류진, 정용준, 최진영의 소설이 수록됐다. 200호를 맞아 영화배우 박정민, 시인 김해자 등 10명의 평자가 지난 25년간 출간된 도서 가운데 '다시 읽고 싶은 책'도 선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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