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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하브 샤니 "저는 음악이라는 마법의 일부…보물같은 작품 전할 것"[문화人터뷰]

등록 2023.06.12 11: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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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라하브 샤니 ©Marco Borggreve.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휘자 라하브 샤니 ©Marco Borggreve.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저는 음악을 통해 모두가 깊이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주는 마법이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요. 훌륭한 음악, 공연의 에너지, 관객들의 집중과 이해가 결합하며 마법이 일어나죠. 저는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에요."

이스라엘 출신의 신예 지휘자 라하브 샤니(34)가 네덜란드 명문악단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국을 찾는다. 그는 오는 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함께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비창' 등을 선보인다.

샤니는 12일 뉴시스와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비창'은 로테르담 필하모닉과의 데뷔 무대에서 연주했던 작품으로, 제 가장 소중한 추억 중 하나"라며 "무한한 에너지와 영감을 상징하는 곡이고, 이 곡만큼 저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음악을 하며 발견한 마법을 여러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은 없다"고 단언했다.

샤니는 "클래식 연주자로서 우리는 스스로를 위대한 전통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음악과 음악을 만들어내는 예술성은 과거 세대로부터 우리에게 전해졌는데, 이 보물 같은 음악을 발전시키고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자 책임"이라고 했다. "과거 거장들의 음악을 완전히 새로운 것처럼 연주하고, 걸작이 될 수 있는 현대 작곡가들의 음악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해요. 모든 시대의 음악에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지휘자 라하브 샤니 ©Guido Pijper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휘자 라하브 샤니 ©Guido Pijper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샤니는 1989년 텔아비브에서 합창 지휘자 마이클 샤니의 아들로 태어나 여섯살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텔아비브 부흐만 메타 음대에서 아리에 바르디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음대에서 크리스티안 에발트(지휘)와 파비오 비디니(피아노)를 사사했다.

2013년 밤베르크에서 열린 구스타프 말러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16년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지휘·피아노 협연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리고 2018년 27세의 나이로 로테르담 필하모닉 역사상 최연소 상임 지휘자가 돼 현재까지 악단을 이끌고 있다.

피아노로 시작했지만 지휘자가 되는 것은 그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지휘자들 중에는 모범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이들도,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어요. 지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베를린 유학시절 지휘에 집중하기 위해 피아노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어요. 하지만 (세계적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이 '좋지 않은 생각'이라며 저를 말렸죠."

샤니는 "둘 다 잘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결국 피아노와 지휘가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래서 지휘자 라하브와 피아니스트 라하브는 기본적으로 같은 음악가"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악보를 공부하고 있고, 매번 도전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한 리사이틀에서 4곡의 프로코피예프 소나타를 연주했어요. 조만간 모든 소나타를 연주하고 싶어요."
지휘자 라하브 샤니 ©Marco Borggreve.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휘자 라하브 샤니 ©Marco Borggreve.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자신이 로테르담필의 지휘자가 된 것에 대해 "제가 단순히 젊기 때문이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계에 밀어붙이는 감각, 음악에 대한 같은 관점을 공유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수십년간 로테르담필을 이끈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이러한 자질들"이라고 설명했다. "로테르담필은 정상급의 지휘자들과 함께 공연을 하면서도 '이름이 알려진' 것에 연연하지 않아요. 재능을 발굴하는 감각이 있기 때문에 많은 위대한 음악가들이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얻기 전 로테르담에서 데뷔 무대를 선보이곤 했죠."

그는 "로테르담필은 에너지가 넘치는 활기찬 연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필요한 때에는 매우 부드럽고 섬세한 연주를 보여주는 오케스트라"라며 "매우 호기심이 많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테르담필은 1918년 창단 후 현대 음악가들에게 신작을 위촉하고 연주하면서 '오늘의 음악'에 꾸준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악보, 연주자, 음악을 듣는 관객들. 이렇게 만들어지는 황금 삼각형이 저의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저는 작곡가들의 의도를 철저하게 분석해 저만의 것으로 만들며 음악적 영감을 얻어요. 때로는 오케스트라와 활력있게 에너지를 공유하며, 음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관객들로부터 영감을 받기도 하죠."
지휘자 라하브 샤니 ©Marco Borggreve.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휘자 라하브 샤니 ©Marco Borggreve.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샤니는 이번 내한에 대해 "아직 김봄소리와 연주해본 적이 없지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협연을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은 견고한 음악 문화를 가지고 있고, 많은 음악가들이 배출되는 나라"라고 했다. 이어 "존경하는 피아니스트이자 다음 시즌에 로테르담에서 다시 함께 공연할 조성진이 좋은 예"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훌륭한 오케스트라와 훌륭한 관객들이 있는 축복받은 나라입니다. 관객들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꽤 젊은 편이고 매우 열정적이죠. 그런 관객들을 위해 공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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