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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졸업인데"… 재주많던 스물넷 고대생, 6명 살리고 떠났다

등록 2023.07.13 11:51:03수정 2023.07.13 1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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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청년, 뇌사장기기증 6명 살려

외조모 신장투석…환자들에게 희망

[서울=뉴시스]뇌사장기 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췌장, 안구(좌우)를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린 故 이주용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3.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뇌사장기 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췌장, 안구(좌우)를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린 故 이주용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3.07.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청년이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6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주용(24)씨는 4학년 1학기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가족과 식사 후 방으로 들어가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이를 발견한 동생이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 받았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씨의 가족은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젊고 건강한 아들이 어디선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이씨의 외할머니가 오랜 기간 신장 투석을 받고 있어 병마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이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씨는 지난달 2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뇌사장기 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췌장, 안구(좌우)를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렸다.

서울에서 2남 중 맏이로 태어난 이씨는 밝고 재미있는 성격으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 인기가 많았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해 가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씨는 재주가 많았다고 한다. 활자 중독일 정도로 책 읽기를 좋아했고, 조깅과 자전거를 즐겼다. 또 구리시 구립시립청소년 교향 악단과 고려대 관악부에서 플루트를 연주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매일 아침 네 방을 보면 아직 잠들어 있을 거 같고, 함께 있는 것 같다"며 "엄마가 못 지켜준 것 미안하고, 떠나는 순간은 네가 원하는대로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너무 사랑하는 거 알지? 주용이가 엄마 우는 거 싫어하는 것 아는데, 조금만 울 테니 이해해 줘. 사랑해 주용아"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씨의 기증 과정을 함께한 조아름 코디네이터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주용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알게 됐다"며 "이런 사랑이 새 삶을 살게 되는 수혜자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며, 숭고한 생명 나눔이 잘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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