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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인하' 압박…한은 7월 금통위 관전포인트는

등록 2024.07.03 09:34:59수정 2024.07.03 11: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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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금통위 12회 연속 동결 가능성

美금리·환율·가계부채 불확실 높아

정부와 여당 연일 금리 인하 주장

인하 소수 의견 등장에 관심 쏠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4.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의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미국과 주요국 등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에 환율 급등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은이 일단 시장을 관망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관전포인트는 소수의견 출현이다. 정부와 여당이 연일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다, 최근 금통위에서 신성환 위원으로 추정되는 금통위원이 3회 연속 3개월 후 인하 의견이 내면서 어느 때보다 소수 의견 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황건일 위원과 2번째 금리 결정에 나선 김종화, 이수형 위원의 선택도 관심거리다. 통상 초반에는 중립적인 의견을 제시하다가, 천천히 성향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는 만큼 시장의 예상대로 비둘기 색채를 보일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서울=뉴시스] 12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 5.25~5.50% 수준을 유지했다. 연준은 올해 말 금리 수준을 5.1%로 전망하고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3회에서 1회로 조정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12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 5.25~5.50% 수준을 유지했다. 연준은 올해 말 금리 수준을 5.1%로 전망하고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3회에서 1회로 조정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고환율·가계부채 '꿈틀'…7월에도 동결 전망

3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달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11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손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금통위 동결 예상의 이유로는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이 우선 꼽힌다. 5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가 전년 동기 2.6%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9월 인하 기대가 높아졌지만,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표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회로 축소되며 여전히 안갯속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낮추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완화 정책에 착수하기에 앞서 목표치인 2%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원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섰다간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에 1300원대 후반대인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인 1400원대 진입과 자본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미국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물가 불확실성도 한은의 인하 시도를 망설이게 한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지만, 고환율과 중동리스크, 공공요금 인상과 4분기에는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2%대 중반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 경제의 최대 내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와 아파트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4~5월 금융권에서 늘어난 전체 가계대출은 9조 5000억원으로 두 달 연속 오름세다.

결국 금통위는 이번에도 현상 유지를 결정하며 중립적 메세지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2%)에 수렴해 나갈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시작에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4.03.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시작에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4.03.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3회 연속 "3개월 후 인하" 주장…소수의견으로 굳을까

7월 금통위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로는 인하 소수의견 등장 여부가 꼽힌다.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각 위원의 물가와 성장에 대한 견해 차이가 확인됐다. 특히 11월 연속 만장일치 동결 결정에도 한국형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서는 3차례 연속 3개월 후 금리 인하 전망도 나온 상태다.

해당 의견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신 위원이 내수 부진에 무게를 두고 인하 결심을 굳힐 경우 소수 의견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년 전보다 2.3% 감소해 2019년 3.1% 감소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며 경기 부진이 가시화되고 있다.

금통위에 새로 합류한 위원의 선택도 관심사다. 통상 금통위원들은 합류 초기에는 분위기를 살피고자 대체로 중립적인 의견을 내놓고, 점차 본격적으로 색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7월 금통위에서 파격적인 의견을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 2월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이동한 박춘섭 전 위원 후임으로 금통위에 합류한 황 위원은 정부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금리 선택에 성장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황 위원과 박 수석은 행정고시 31회 동기다.

김 위원과 이 위원이 각각 기획재정부와 상공회의소 추천을 받았다는 점에서 비둘기파적일 것이란 평가가 있다. 반면 김 위원은 한은 출신이라는 점에서 매파적이라는 시각도 교차한다. 행시 출신이지만 학계에 오랜 기간 몸 담은 이 위원은 주로 노동경제학을 연구했다는 점에서 한동안 중립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 의견이 등장할 경우 정치권과 시장에서는 조기 인하와 연내 2회 인하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미국의 9월 인하 전망이 짙어지면서 이에 앞선 8월과 11월 2차례 기준금리를 25bp씩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연일 금리 인하를 강조하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실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금리 인하가 가능한 환경으로 바뀌어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갈 부분이 있다"고 했다.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되면 금리 인하 논의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소수의견 1~2명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1분기 GDP(국내총생산)가 잘 나왔지만, 내수와 설비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긴축의 강도를 느슨하게 해서 중립적인 통화정책 의견 제시가 나올 것"이라며 8월 첫 인하를 전망했다.

반면,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제 여건이 5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운데 환율에 대한 경계가 유의미하고, 유가와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리스크도 있다"면서 "소수의견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3개월 후 금리 인하 의견이 1~2명 나온 후 10월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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