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차지점 스키드마크" 1시간 뒤 번복…"호텔주차장 출구부터 과속"(2보)
"정차지점 스키드마크 확인"→"유류물 흔적" 정정
가해차량, 호텔 지하주차장 나오면서 과속
아내 참고인 조사 …"제동장치 작동 안돼"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과학수사대가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지난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오후 9시27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제네시스 차량이 역주행해 BMW, 소나타 등 차량을 차례로 친 후 횡단보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4.07.02. [email protected]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기자단 브리핑에서 "마지막 정차 지점에서 스키드마크가 남아있는 것을 확보했다"며 "스키드마크는 기본적으로 제동장치가 작동됐을 때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리핑 이후 "스키드마크가 아닌 유류물 흔적"이라고 정정했다. 유류물은 부동액이나 냉각수 등이다. 경찰은 "스키드마크면 브레이크를 밟았던 것이 맞지만, 잘못 알았다. 결과적으로 스키드마크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스키드마크는 제동장치(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았을 때 노면에 생기는 타이어 흔적을 뜻한다. 노면에 스키드마크가 남았다는 것은 통상 차량 브레이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음을 의미한다.
급발진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결정적일 수 있는 정보 전달 과정에서 오류를 범한 셈이다.
현재 가해차량 운전자는 차량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에 동승한 아내도 전날 경찰서에 방문해 진행한 참고인 조사에서 '제동장치가 (작동이) 안된 것 같다'는 취지로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가해차량이 조선호텔을 빠져 나오면서부터 과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과장은 "지하1층 주차장을 나와서 출구 입구 쪽에 약간의 턱이 있는데, 턱부터 과속된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찰은 현재 가해차량의 블랙박스 영상과 해당 차량이 빠져나오는 호텔 주변과 사고 현장 CCTV 총 6점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영상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또한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추출 자료도 의뢰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1일 저녁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 후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제네시스 운전자인 남성 A(68)씨를 현장에서 검거해 우선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한편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보도된 '부부 싸움 후 급발진' 정황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블랙박스에 소리가 담긴 것은 맞지만 수사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운전자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운전자는 현재 갈비뼈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이다. 정 과장은 "피의자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있다"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 진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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