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것 없어진' 넷플릭스, 프로야구 중계 내세운 티빙에 밀릴까
스포츠 중계 효과에 티빙 MAU 700만대, 쿠플 600만대로 상승
넷플릭스는 MAU 1000만 위태…티빙·웨이브 합병시 추월 가능해져
[서울=뉴시스]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티빙의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4월 두 서비스의 MAU 차이는 700만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356만명으로 절반이나 줄었다.(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글로벌 1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주춤한 사이 토종 OTT 티빙과 쿠팡플레이의 반격이 펼쳐지고 있다. 스포츠 중계권에 힘입어 토종 OTT 1위를 굳힌 티빙이 웨이브와 합병하면 국내에서 넷플릭스를 추월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8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 간 넷플릭스의 MAU(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는 1096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1274만명) 대비 16.2% 떨어진 수치다. 지난 4월 1129만명, 5월 1118만명을 기록하는 등 감소세다. 지난해 1200만명 수준을 유지했던 MAU가 1000만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화제성이 예전보다 떨어지고 있는데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계정 공유를 원천 금지하면서 이용자들이 떠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티빙은 지속 성장세다. 티빙의 MAU는 지난 4월 706만명, 5월 731만명, 6월 740만명 등으로 늘었다. 전년 같은 기간 540만명, 565만명, 574만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년새 200만명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티빙의 사용자 수 증가에는 KBO(한국프로야구) 리그 중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올해부터 3년간 연평균 450억원에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독점 확보해 지난 3월부터 KBO 리그 생중계를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는 티빙 유료 이용권 구매자들에게만 생중계 시청을 허용하면서 이용자들 반발이 컸지만 순항하고 있다.
티빙 운영사인 CJ ENM이 KBL리그(한국프로농구) 방송중계권까지 확보하면서 이용자 수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개막하는 새 시즌부터 앞으로 4년간 방송 채널 tvN스포츠와 티빙에서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와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대흥행에 성공했고, 프랜차이즈 IP 예능 ‘환승연애3’ ‘크라임씬 리턴즈’ 등 콘텐츠가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와 티빙의 MAU 격차는 역대 최소로 좁혀졌다. 지난해 4월 두 서비스의 MAU 차이는 700만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356만명으로 절반이나 줄었다.
또 다른 토종 OTT 쿠팡플레이도 꾸준히 성장하며 티빙을 바짝 따라 붙었다. 쿠팡플레이 MAU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4월 466만 ▲5월 468만 ▲6월 531만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702만명, 654만명, 663만명 등으로 뛰었다. 지난 6월 기준 티빙과 MAU 차이가 77만명에 그쳤다.
쿠팡플레이 역시 지난 3월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전 경기를 한국에 유치해 단독 중계한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오는 31일에는 ‘팀 K리그'와 토트넘이 쿠팡플레이가 직접 주최, 주관, 중계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여한다.
스포츠 콘텐츠 확보는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도 적극적인 분야다. 넷플릭스는 미국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프로그램인 '러(RAW)'를 10년간 독점 중계하기로 하며 6조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썼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티빙이 KBO리그 중계에 총 500억원 좀 넘게 들였는데 괜찮은 드라마 2편을 만드는 제작비”라면서 “드라마와 달리 흥행이 보장되는 데다가 중계 동안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OTT의 가장 큰 콘텐츠 경쟁력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티빙의 성장세에 웨이브와 합병 효과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티빙과 웨이브의 최대주주인 CJ ENM과 SK스퀘어는 양사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양사는 합병 본계약 체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외국계 서비스가 국내 OTT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토종 기업들끼리 힘을 합쳐 규모의 경제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면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티빙과 웨이브의 MAU 합산은 지난 4월 1115만명으로 넷플릭스(1129만명)에 미치지 못했지만 5월 1157만명, 6월 1172만으로 각각 넷플릭스를 넘어섰다. OTT는 평균 1000만대 MAU를 확보하면 규모의 경제를 꾀할 수 있다. 합병으로 시장 지배력 확대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 및 수급을 위한 비용 절감 등 운영 효율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용자 수보다는 사용시간이 길고 시청 연령대 층이 높은 웨이브와 티빙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양사 합병은 늦어도 연내 합병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주주 구성이 복잡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데다가 티빙 일부 주주들이 합병을 반대하고 있어 지연되고 있다. 양사 합병비율과 웨이브의 전환사채(CB) 2000억원 상환 분담이 합병의 쟁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희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교수는 "티빙이 스포츠 콘텐츠를 확보하고 성장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웨이브와 합병할 동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OTT 이용자가 1000만이 넘어서면 자생할 수 있기 때문에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제작비도 효율화할 수 있고, 마냥 비용을 쏟는 구조가 아닌 최근 넷플릭스처럼 '옥석 가리기' 전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