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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갈등]현대식건물 입주 놓고 '시끌', 왜?

등록 2017.03.12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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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몰 내 기 이전 청과직판 업소들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우리나라 농수산물의 30% 이상을 거래하는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가락시장)이 현대식 건물로의 이전을 거부하는 일부상인들의 반발로 내홍을 겪고 있다.

 1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가락시장 운영주체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1985년 지어진 가락시장을 현대화하겠다며 2015년 2월 종합식품시장 '가락몰'을 완공했다.

 가락시장 동쪽끝에 위치한 가락몰은 판매·테마·업무동으로 구성됐는데 판매동에는 시장 전체에 흩어졌던 소규모 청과·수산·축산·식자재 직판 점포를 모을 계획이었다.

 특히 가락몰은 현대화사업이란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첫 단추였다.

 공사는 도매권역 서쪽끝에 위치한 1공구(제1주차동, 가공처리장, 제2건어경매장, 청과직판)내 점포들을 가락몰로 이전한 뒤 첫 삽을 뜨고 2공구(2020~2022년), 3공구(2022~2024년), 4공구(2024~2025년)에서 순환재건축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총 공사비론 7483억원을 책정했다. 

 이어 2025년까지 사업이 마무리되면 가락몰에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직판점포들을 입점시키고 그 옆 도매권역에는 도매상인들이 장사할 채소1·2동과 수산동, 과일동, 공동배송장 등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1공구안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청과직판 상인들이 가락몰로의 이전을 거부한 것.

 전체 시장에 흩어져 있던 가락몰 이전대상 상인 1138명중 수산·축산·식품·편의시설 상인 808명이 모두 가락몰로 옮겼지만 청과직판 상인 661명중 절반인 330명이 이전을 거부했다.

가락시장 내 기존 청과직판장 모습

 이들 거부상인들은 가락몰내에서 배정받은 구역이 지하 1층이라는 점, 자신들로 하여금 도매업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공사의 숨은 의도가 엿보인다는 점, 이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는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한 청과상인은 "야채는 자연공기에서 있어야 하는데 에어컨을 켜면 안 된다"며 "그런 상태에서 납품하면 하루도 못 견딘다"며 이전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다급해진 공사는 다자간협의체를 구성하고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이전 반대 상인들을 회유하려 하려 했지만 상인들이 요지부동이자 농성중인 청과직판장을 제외한 제1주차동과 가공처리장의 철거를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확정된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명도집행(부동산 인도 요구와 강제 퇴거)을 추진하는 한편 거래가 이뤄지는 야간에는 청과직판장 안팎의 전기 공급을 일부 중단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또다른 상인은 "공사와 이전 거부 상인들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극적인 타결도 예상할 수 있지만 만일 협상이 결렬되고 갈등이 증폭될 경우 청과직판장을 폐쇄하려는 공사측과 지키려는 상인들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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