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반대단체, 헌재 선고 불복 선언…"보수연합체·신당창당"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선고 이틀째인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회원이 박 전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는 집회장소 무대 앞을 지나고 있다. 2017.03.11. [email protected]
정광용 "시위 사망자 발생 경찰에 1차적 책임 있어"
정광택 "군대 동원, 계엄령 선포 발언 집회와 무관"
참가자 일부 과격 행동·위험물 소지…경찰 제지 받아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가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헌법재판소(헌재) 선고에 불복하고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1차 탄핵무효 국민저한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고 ▲탄핵무효 ▲심판무효 ▲헌재해산 ▲국회해산 등을 촉구했다.
국민저항본부의 전신은 탄핵반대집회를 열어오던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이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있던 10일 오후 종로구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일대에서 폭력을 동반한 과격 시위를 벌였다.
집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 세워둔 점거 시설 인근에서 '경찰이 아니라 인민군'이라고 외치는 등 박 전 대통령 파면에 분노를 드러냈다.
국민저항본부는 성명에서 "승복할 수도 굴복할 수도 없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국민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자는 누구에게나 처절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추적을 피해 몸을 숨겼던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중앙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어제 사건을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특히 멀쩡한 경찰차 스피커가 떨어져 애국지사 두개골 파열 시킨 부분은 철저한 진상조사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어제의 희생은 태극기를 든 국민의 정당한 헌재 방문을 막은 경찰 측에 1차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보수대연합체를 구성하고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토론하겠다. 국민혁명을 선언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신당창당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집회 연단에서 김평우(72·사법연수원 8회) 변호사는 헌재와 재판관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헌재가 아니라 국회 소추위원회의 재동 출장소다. 이런 사람들에게서 헌법 재판을 받을 수가 있나"라며 "완벽한 민선 대통령을 파면한 것은 국회가 아닌 헌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는 국회에서 중대한 범죄라고 소추한 것은 전부 죄가 안 된다고 보고 경범죄만으로 탄핵했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 광장에 우뚝 서는 날까지 법치, 애국 투쟁을 힘차게 밀고 나가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저항본부 정광택 회장은 "어제 버스에 줄을 걸고 끌어내리려는 것을 보고 기절할 뻔 했다. 그것은 종북좌파들의 행동"이라며 "군대 동원하라, 계엄령 선포해라 이런 것들은 우리 집회와 관련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절대로 법과 질서를 지켜주시고 난폭한 행동을 하지 말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우리 집회는 시비를 걸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집회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는 헌재의 탄핵 선고 이후 집회 사회자들이 시위대의 과격 행동을 사실상 종용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 반대되는 발언이다.
전날 탄기국 시위대는 탄핵 이후 헌재 진출을 강행하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국민저항본부는 시위 도중 사망한 3명의 장례식을 18일 연다.
집회에서는 참가자 일부가 과격한 행동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경찰은 오후 2시께 대한문 인근에서 트럭에 인화물질을 들고 올라간 집회 참가자 2명과 이들에 대한 검거를 방해한 2명 등 참가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태평로 파출소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면서 인화물질을 꺼내든 남성도 있었다. 시청역 1번 출구 쪽에서 한 남성이 소지하고 있던 각목을 경찰에 압수당했다.
오후 3시2분께에는 참가지 일부가 휘발유를 들고 이동하다가 집회 주최 측의 주의를 듣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207개 중대 1만6500여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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