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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군의원, 한국당 국회의원 폭행…정당공천제 폐지론 다시 고개

등록 2017.10.30 15: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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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뉴시스】이성기 기자 = 충북 영동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군의원이 자유한국당 지역구 국회의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론이 다시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을 깊이 있게 살펴보면 정당공천제의 폐해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오후 2시에서 2시30분 사이 충북 영동군 학산면의 한 학교에서 열린 ‘학산면민체육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계용(61) 영동군의원이 주민 앞에서 노래하던 자유한국당 박덕흠(63·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국회의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행사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영동경찰서에 박계용 군의원을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박계용 의원은 현재 직접적인 폭력은 행사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폭행을 당했다며 맞고소를 검토 중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2011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계용 의원은 지역주민 29명을 집으로 초청해 개고기와 삼겹살, 소주 등 70여만원 어치를 대접했다가 선관위에 적발돼 결국 선거법 위반죄로 벌금을 물었다.

 개고기를 대접받은 주민 19명도 1인당 77만여원씩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후 박계용 의원은 당시 모임의 성격을 놓고 박덕흠 의원을 도와주려는 의도였고, 사건을 자신이 뒤집어 썼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다녔다.

 검찰의 수사와 재판 결과로 미뤄 사실이라고 믿기는 어렵지만, 재선 군의원으로 내심 후반기 의장을 노렸던 박 의원이 박덕흠 의원의 지원을 바랐던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2016년 7월 영동군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박계용 의원은 초선인 같은 당 정춘택 의원에게 졌다.

 박 의원이 믿었던 박덕흠 의원에게 발등을 찍혔다고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곧바로 박덕흠 의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몇 개월 뒤 민주당으로 소속을 옮긴 뒤에는 틈만나면 박덕흠 의원을 비난했다. 지난해 8월 영동포도축제 때는 고의성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행사장 의자를 걷어차 박덕흠 의원을 맞히는 일도 발생했다.

 이번 사건이 국회의원에게 잘보이려다 배신감을 느끼면서 비롯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국회의원의 입김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라며 “열심히 노력했지만 공천 관계 등으로 간극이 벌어지면 이번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고 했다.

 다른 지방의원도 “정당공천제 때문에 정원이 10명도 안 되는 기초의회도 당리당략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사례가 허다하다”라며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것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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