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통위원장 자진사퇴, 왜…MBC 대주주 교체 속도전
본회의 탄핵안 보고 전 사퇴…尹 재가로 오전 11시 퇴임식
탄핵보다 사퇴로 업무공백 최소화…방문진 이사 선임 절차 진행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후임 이진숙, 尹 캠프 언론특보 거론
[과천=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28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KBS, MBC, EBS 임원 선임 계획에 관한 건 등 제32차 방통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6.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전격 사퇴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취임한 지 6개월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김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일정이 있었으나 참석하지 않고 정부과천청사 방통위로 출근했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다.
김 위원장의 자진사퇴는 공모절차에 돌입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를 강행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자진 사퇴가 아닌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위원장직 업무가 정지돼 방통위 업무 공백이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은 '꼼수 사퇴'라고 반발했다.
업무 공백 최소화 의도…MBC 방문진 교체 속도전
이 경우 현 방통위가 추진해왔던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작업도 발목이 잡힐 수 있다. 핵심은 오는 8월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 개편. MBC 대주주다.
방통위는 지난달 28일 방문진·KBS·EBS 임원 선임 계획을 의결했다. 방문진 이사진 임기는 8월 12일에 만료된다. 방문진 이사는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 등 총 9인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현 이사진은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했기 때문에 친야 인사들이 더 많다.
방통위는 국회 탄핵 압박에도 불구하고 최근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다음달 11일까지 방문진 이사 후보자를 접수받는다. 정부는 이를 통해 방문진 이사진을 친여 후보 위주로 교체하려고 한다. 이사진이 교체되면 MBC 사장 등 경영진 교체도 가능하다. MBC 사장은 방문진이 공모하고 선임 절차를 거쳐 최종 1인을 선정한다.
공모절차 후 방문진 이사를 정식 선임하기 위해선 방통위 의결이 필요한데, 의사 정족수(2인 이상)를 채워야 한다. 현 위원장이 자진사퇴했기 때문에 남아있는 방통위원은 이상인 부위원장 뿐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장을 빠르게 선임하면 현 방문진 이사 임기만료 시점에 맞출 수 있다.
후임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거론
후임 방통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거치면 김 위원장처럼 한 달 안에 임명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이 위원장 사퇴 이후 약 한 달 만에 취임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일에 사퇴했고, 김 위원장은 같은달 29일에 취임했다. 신임 위원장이 임명되면 방문진 이사진 선임안도 방통위 계획대로 처리할 수 있다.
한편, 민주당은 또한 탄핵안 가결 전 김 위원장의 자진 사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제사법위원회 탄핵 사건 조사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본회의 의결로 김 위원장 탄핵사건 조사를 법사위에서 실시하기로 했다”며 “김 위원장의 ‘꼼수사퇴’가 거론되고 있어서 도주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국회법 제130조 1항에 따라 탄핵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뒤 3~4일 중 처리한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전례처럼 탄액안 가결 전 자진 사퇴할 경우를 대비해 국회법을 활용한 ‘상임위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법 제130조 제1항은 탄핵소추 발의 시 의장은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하고, 본회의는 의결로 법사위에 회부해 조사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