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폭발' 연세대 대학원생 2심도 징역 2년 실형

1심과 동일…김씨·檢 항소 모두 기각

"지도교수 겨냥해 보름 넘도록 준비"

"실형 불가피…원심형 합리적 수준"

【서울=뉴시스】지난해 6월13일 서울 신촌 연세대 1공학관 김모 교수 연구실 현장에서 발견된 폭발성 물건. 2017.06.13.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텀블러로 폭발성 물건을 만들어 지도교수에게 부상을 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세대 대학원생 김모(26)씨에게 항소심 법원도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25일 김씨의 폭발성물건파열치상 혐의에 대해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며 1심과 동일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심 당시 검찰 구형은 징역 5년이었다.  

 2심 재판부는 이날 "위력이나 파괴력이 없다고 해도 폭발 가능성이 있고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협을 가할 수 있으면 폭발성 물건에 해당한다고 봐야한다"며 "따라서 피고인이 제작한 텀블러는 폭발성 있는 물건으로 봐야하고 그에 따라 폭발성파열치상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초범이고 이 사건 당시 텀블러 위력이 그다지 크지 않았던 점, 피해자 부상이 심각하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긴 하다"며 "하지만 지도교수에게 상해를 입히기 위해 보름 넘게 준비해 텀블러를 제작하고 의도에 따라서 파열시킨 점 등으로 봤을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테러 불안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유사 및 모방 범죄 예방을 위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원심은 그런 전제에서 볼 때 적절하다고 보이고 양형이 합리적 재량을 벗어났다고 보기 힘들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1심 판결 후 김씨는 사실오인·법리오해·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역시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13일 오전 7시41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제1공학관 4층에 있는 김모(48) 교수 연구실 앞에 폭발성 물건을 설치하고, 이로 인해 김 교수의 얼굴 등에 2도 화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김씨는 논문 작성 지도 과정에서 김 교수가 심한 질책과 함께 모욕감을 느끼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텀블러를 이용해 만든 것이 '사제 폭발물'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은 과거 법원의 판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김 교수가 다친 정도 등을 종합해 폭발물보다 살상력이 적은 '폭발성 물건'으로 해석해 폭발물 사용이 아닌 폭발성물건파열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형법상 '폭발물 사용' 법정형은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다.

 '폭발성물건파열'은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대해 위험을 발생시킨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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