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반값 임금' 빛그린산단 공장 참여 배경은?
4000만원 연봉…광주시 인센티브 매력
2만명 정년퇴직…위탁생산시 유연성↑
"지엠사태로 직장 잃은숙련 근로자, 입사 가능성"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윤장현 광주시장이 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현대자동차가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신규 자동차 공장에 투자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6.01. [email protected]
1일 현대차와 광주시에 따르면 현대차는 광주시가 신규 건설하기로 한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자동차 합작법인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광주시는 4000만원 수준의 임금으로 연간 1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자동차 합작법인을 추진하며 현대차에 참여를 제안했고, 현대차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현대차는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 합작법인에 20% 수준의 투자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1위 자동차회사인 현대차의 참여로 광주시의 자동차 생산 합작 법인도 속도를 내게 됐다.
현대차가 광주시의 제안을 받아들인 가장 큰 이유는 근로자들의 임금이다. 광주시가 내세운 4000만원 수준의 임금은 현대차 근로자 평균임금의 절반에 불과해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광주시에서 투자제안이 왔고,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현대차의 경우 고임금 근로자들이 많은데, (합작법인은) 임금이 적정한 수준이고 생산 시스템 등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울산 등 기존 공장의 고용이 광주 자동차 합작법인으로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공장도 계속 사람을 뽑아서 기존처럼 운영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6년까지 2만명 근로자의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957년 정년퇴직자는 740명에 불과했지만 산업 팽창기에 입사한 1958년이 퇴직하는 올해부터 정년 퇴직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2017~2026년 현대차 정년퇴직자 규모는 2만171명이다. 5만여명인 현대차 노조 조합원 규모를 감안하면 10명 중 4명이 10년 이내에 퇴직하는 셈으로, 인건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고용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광주시가 제시한 투자비의 최대 10% 보조금,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75% 감면, 교육·문화·주거·의료 복지지원 등 대규모 인센티브 역시 매력적인 요소다.
현대차 관계자는 "광주시의 제안이 사업적 측면에서 설득력이 있었다"며 "비지배지분을 가지고 위탁생산을 하는 것인 만큼 위탁생산대수 등을 시장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경험 많은 자동차업계 종사자들이 광주 자동차 합작법인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군산·광주·전주 등 서남권 자동차 벨트는 최근 한국지엠 사태로 위기를 맞았고, 이로 인해 숙련도가 높은 자동차 분야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지엠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숙련된 근로자들이 광주 자동차생산 합작법인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며 "숙련된 인력과 서남권벨트의 인프라는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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