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 사망자 21% '농업인'…정부, 현장대처 강화
폭염 속 경남 거창군 마리면의 한 들녘에서 농민들이 벼 사이의 잡초를 제거하는 피사리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자료
폭염에 취약한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8월 한 달간 현장 중심의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농업인 온열질환 발생 현황과 폭염 대응 관리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이달 1일까지 발생한 온열 질환자 2355명 중 210명(8.9%)이 농업 종사자였다. 온열질환에는 고온에 노출돼 발생하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의 질환을 모두 포함한다.
또 온열질환으로 숨진 29명 중 6명(20.7%)이 농업인이었다. 5명 중 1명 꼴이다.
농업 분야는 주로 논・밭과 비닐하우스 등 고온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작업이 이뤄지는데다 고령자가 많아 폭염에 취약한 편이다.
최근 7년(2011~2017년)간 전국적으로 발생한 연 평균 1132명의 온열 질환자 중에서도 논·밭(190명, 16.8%)과 비닐하우스(19명, 1.7%)에서의 발생 비율이 높았다.
이에 농식품부는 8월 한 달간 약 1000명의 고령농에게 온열질환 진단과 수액 처방을 하기로 했다. 냉방용품도 지원한다.
농업인 복지증진사업인 '행복버스'와 '행복나눔이'도 폭염이 예보된 이달 초·중순께 집중 실시한다. 농촌 지역을 돌며 의료·복지서비스를 펴는 농업인 행복버스를 활용해 농업인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농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취약가구를 찾아가 가사 활동을 돕는 행복나눔이를 통해 냉방장치 점검과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방법 교육에 나선다.
농업인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폭염 취약계층의 온열질환 예방활동을 추진하는 농촌진흥청의 '폭염대응 지역담당관제(191명)'를 이달 20일까지 운영한다.
농협은 '농업인 행복콜센터(1522-5000)'를 이달 말까지 연장 운영(평일 저녁 9시, 휴일 오후 6시)해 전국 돌봄대상자 3만6000여명의 안부를 확인한다.
폭염 기간 지역 농축협 사무실과 은행 영업점 848곳은 '무더위 쉼터'로 운영한다. 지역 농축협 영농회별 담당자는 수시로 폭염 취약 농가를 방문해 농업인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도록 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농가주부모임 등 농업인 단체와 함께 폭염 취약지역 농가에 폭염대응요령 문자메시지(SMS)를 안내·전파한다. 국립농식품품질관리원의 농업경영체 조사원 620명을 활용해 농업인 폭염 안전수칙 리플릿과 비상연락망도 배포한다.
오병석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폭염이 장기화할 것이란 예보가 있는 만큼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폭염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농업인들도 낮동안 농작업을 중지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처해달라"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