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가뭄까지' 타들어가는 섬마을 생활용수 태부족
식수난 가중 속 급수선 찾자 주민들 한 시름 덜어
유일한 우물도 말라, 보급된 물 일주일도 못 넘겨
【진도=뉴시스】신대희 기자 = 2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독거도에서 한 주민이 급수선으로부터 보급받은 물을 내려받고 있다. 섬마을 주민들은 지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생활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18.08.02. [email protected]
【진도=뉴시스】신대희 기자 = "워매, 구십 평생 섬에 살면서 이런 폭염에 가뭄까지 겹친 해는 처음이요. 물 한 모금 시원하게 못마시고 있당께."
2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독거도. 팽목항에서 창유항을 거쳐 급수선 707호를 타고 이 섬 선착장에 이르자 주민들이 들뜬 표정으로 취재진과 군청 직원을 맞이했다.
주민들은 푹푹찌는 무더위에도 생수 20개(400㎖들이)가 든 상자 75개를 차곡차곡 트럭에 실었다.
이내 30여분 간 조도면 육동 수원지에서 급수선에 길러온 30t의 물이 독거도 중턱에 있는 물탱크에 보급됐다.
【진도=뉴시스】신대희 기자 = 2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독거도에서 마을 이장이 급수선(K-Water 진도수도관리단)으로부터 보급받은 물을 트럭에 싣고 있다. 섬마을 주민들은 지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생활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18.08.02. [email protected]
독거도 25가구 주민 49명은 이날을 기점으로 16일만에 채워지는 물을 보며 한 시름을 덜었다.
하지만 공급받은 30t의 물도 생활용수로 쓰이는 기간이 일주일을 채 넘지 못한다.
전력으로 활용되는 물 9t이 빠지면 실제 쓸 수 있는 물은 21t에 불과하다.
미역 채취가 한창인 지난달부터 친인척과 지인들이 섬을 찾아 일손을 돕고 있어 생활용수는 더욱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미역을 채취하고 난 뒤 바닷물에 담근 몸을 씻으려면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
이 섬에는 저수지는 커녕 해수 담수화 시설 조차 없다. 20일 넘게 지속된 폭염으로 섬의 유일한 우물도 지난달 중순부터 말라버렸다.
이장 윤훈중(70)씨는 바짝 마른 우물 바닥을 가리키며 "비가 언제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물 부족으로 불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민끼리 티격태격하는 일도 있다"고 토로했다.
【진도=뉴시스】신대희 기자 = 2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독거도에서 마을 이장이 말라버린 우물 안을 바라보고 있다. 섬마을 주민들은 지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생활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18.08.02. [email protected]
주민들은 주전자에 끓인 물로 머리만 감고, 가정용 물탱크에 보관해둔 물이 떨어질까 가슴만 졸여왔다.
빨래와 설거지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집집마다 빨지 않은 옷가지, 일회용 접시·숟가락, 나무 젓가락이 쌓여 있었다.
독거도에서 나고 자란 안인배(90)씨는 세탁기에 담아둔 빨랫감을 들어 보이며 "사람 먹을 물도 없는디, 빨래를 어떻게 하냐"고 했다.
이어 "식수로는 밥만 해먹고 있다. 바닷물로 빨래나 설거지를 할 때도 있다. 폭염과 가뭄이 지독하다. 원없이 물 마시고 씻는 게 소원이다"고 한 숨만 내쉬었다.
친오빠의 일을 도우러 섬에 온 고숙례(53·여)씨는 "어쩔 수 없이 일회용품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고 말한 뒤 미역을 말리기 위해 작업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밭작물 농사도 피해가 심각했다. 텃밭에 심어진 고추 등은 말라 죽었고 가뭄에 강하다는 고구마도 심지 못하고 있었다.
여름철 가뭄과 생활용수 부족으로 급수선 707호도 조도면 섬 22곳을 평소보다 자주 다니고 있다.
707호 장경학(47) 선장은 "지난달 20일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생활 용수를 필요로 하는 섬을 다니고 있지만, 3~4곳씩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진도군과 수자원공사 진도수도관리단은 생활용수가 부족한 도서 지역에 급수선 운영을 확대하고 생수 지원에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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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신대희 기자 = 2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독거도에서 한 주민이 일회용품을 정리하고 있다. 섬마을 주민들은 지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생활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18.08.0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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