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석유·가스 독점권 40년으로 제한
"상장 위한 조치…아람코-사우디 관계 공식화"
【호우타(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지난 1997년 2월26일 사우디아라비아 호우타의 알-호우타 유전에서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한 직원이 원유 채굴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할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23일 아람코의 상장 계획이 취소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아람코 상장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8.8.23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 무기한인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원유·가스 독점권을 40년으로 제한키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의 독점적인 석유·가스전의 탐사·채굴 기한을 40년으로 제한하는 양허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이번 조치가 아람코의 상장 준비를 위한 중요 조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 소식통은 "이같은 변화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개방하기 전 아람코와 국가와의 관계를 공식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에너지 업체들이 일반적으로 20년 정도의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사우디 정부도 보장 기간을 더 짧게 하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경우 아람코의 장기 개발 계획과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됐다.
아람코 상장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사우디 비전 2030'을 추진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사우디는 국영 기업이던 아람코를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고 지분 5%를 매각해 최대 1000억 달러(약 111조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우디는 최근 아람코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구성했던 자문단을 해산하고 기업 공개 계획을 보류했다. 아람코의 기업 가치가 기대했던 것에 비해 낮게 평가되고 있고 유가 관련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여전히 아람코 상장 계획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정부가 아람코의 상장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공개를 위해 지난주 아람코의 재무 보고를 점검하고 에너지 비축량에 대한 독립적인 감사를 받게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로 아람코가 더 빠른 속도로 석유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텍사스 A&M대의 존 리 교수는 "계약 기간이 짧을수록 기업들은 자원을 더 빨리 생산해야 한다"며 "만기가 없는 계약을 맺는 것이 기업에게는 항상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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