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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금도 난장판'…택지후보지 주민들의 하소연

등록 2018.10.02 07:00:00수정 2018.10.02 17: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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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김포·양주·인천 2기 신도시, 교통 불편해 골치

60만여 가구 입주하는데 전철역 없는 곳도…

광역교통 갖춰져 있거나 서울 가까운 곳 개발해야

일자리 서울에 집중돼있어…지역 일자리 만드는 방법도

【광명=뉴시스】김가윤 기자 = 오전 8시 경기 광명시 하안동 일대. 하안사거리에서 금천교로 가는 길에 차량들이 빽빽하게 줄지어 서있다. 2018.10.02 yoon@newsis.com

【광명=뉴시스】김가윤 기자 = 오전 8시 경기 광명시 하안동 일대. 하안사거리에서 금천교로 가는 길에 차량들이 빽빽하게 줄지어 서있다. 2018.10.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출근길 차량이 꼬리를 무는 1일 오전 8시 경기 광명시 하안동 하안사거리. 금천교부터 우체국 사거리까지 독산역 방향으로 승용차와 버스가 줄지어 있었다. 신호등이  붉은색에서 파란색으로, 다시 붉은색으로 몇 차례 바뀌었지만 차량들은 좀처럼 범안로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빠져 나오는 차량들은 경적을 마구 울렸고, 정류장에 줄을 선 '통근족'들은 혹시라도 버스를 놓칠까봐 발을 동동구르며 비좁은 버스 출입문에 몸을 구겨넣었다.

 정류장에서 75번 버스를 기다리던 주민 이모(30)씨는 "오전 8시 이후로는 (교통 흐름이) 꽉 막혀 거의 멈춰있는 수준"이라며 "정상적으로 출근하려면 8시 전에는 나와야하고 비가 오면 지각을 감수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씨는 "이 정도도 최대 심각한 상태인 것 같은데 (주택 공급 정책으로) 사람이 더 많아진다면 출근이 더 힘겨워질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부가 지난달 21일 광명 하안2지구를 공공택지로 지정하자 이 지역 주민들은 동요하고 있다. 부지로 선정된 안터·밤일마을 일대에 5400가구가 들어서면 철산역, 독산역으로 가는 출근길이 지금보다 더 혼잡해질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안동 주민 김모(50)씨도 "(교통)인프라도 제대로 갖춰놓지도 않고 무조건 분산만 시키면 누가 이곳에 살고 싶어 하겠느냐"면서 "지금도 난장판인데 5400세대가 들어선다고 하면 우린 출퇴근 시간에 꿈쩍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지 주민인 김현수씨도 "광명시는 서울이 바로 코앞이지만, 교통이 원활하지 않아 걸어가는 게 빠를 정도"라며 "지금 인구가지고도 그정돈데, 2만명이 더 들어오면 어떻겠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경기 남부 37.9분, 북부 38.8분에 달한다. 특히 서울로 출퇴근 하는 인구가 절반 정도인 광명은 평균 40.9분, 과천은 42.4분이 소요된다. 일자리가 몰려있는 서울 도심권, 강남까지 가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린다.
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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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수도권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노선 수서(동탄)~일산 킨텍스(73.7㎞) ▲B노선 송도~청량리(48.7㎞) ▲C노선 의정부~금정(45.8㎞) 등 3개 노선을 건설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을 제안했으나 진행이 더디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인구가 대규모 밀집해있는 곳이 아니라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신도시에 GTX처럼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을 진행하는 게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3년 개발에 착수한 2기 신도시 10곳 중 파주 운정, 김포 한강, 양주 옥정·회천, 인천 검단 등은 교통 인프라 확충 문제로 골치를 겪고 있다. 김포 한강, 양주 옥정 등 제대로 된 전철역도 만들지 않은 곳도 있어 서울로 몰리는 수요 분산에 실패했다.  이창무 교수는 "서울과 멀리 떨어진 지역을 개발했던 2기 신도시 사업이 너무 야심찼던 것"이라며 "서울 인근에서 소규모로 개발된 지역과 연계하며 3기 신도시 개발을 하면 수요가 확보돼 대중교통 인프라 공급이 더 원활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부실한 교통 인프라를 어떻게 확충할 지 로드맵을 제시해야 공공택지 후보지의 민심을 회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도 "수요가 적으면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교통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 아니면 애초에 수요가 많은 곳이나 서울과 가까운 곳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직주근접'의 의의를 강조했다. 그는  "일자리가 서울에 집중돼있고 요즘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니까 주택과 직장 거리가 예전보다 더 중요해져 광역교통이 수요자들의 판단 기준이 된다"며 "교통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면 판교, 분당처럼 IT기업을 유치하는 등 지역을 같이 개발하는 식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아 한국교통연구원 도시재생교통연구센터장은 "2기 신도시는 위치 자체가 서울에서 멀기 때문에 그걸 보완하기 위해 GTX도 들어가고 광역버스, 광역급행버스(M버스)도 확충되고 있다"며 "이번에 지정된 공공택지에도 교통 대책이 순차적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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