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른 경비원 폭행…뇌사 빠졌던 70대, 끝내 사망
"층간소음 민원 해결 안 해준다" 불만
술 마신 후 주먹, 발로 폭행 뇌사 빠져
혐의 '중상해→살인미수'…檢, 살인 검토
2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한 아파트에서 주민 최모(45)씨에게 폭행을 당한 경비원 A씨(71)가 끝내 사망했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A씨가 지난 23일 오후 1시30분께 사망했다고 알리는 부고장을 아파트 내에 게시했다. 주민들은 유가족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7일 최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당초 최씨를 중상해 혐의로 입건했지만 공격 부위, 반복 정도 등을 봤을 때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해 살인미수로 혐의를 변경해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A씨가 사망한만큼 다시 혐의를 살인으로 바꿔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1시46분께 자신이 사는 아파트 경비원 A씨를 주먹, 발 등으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최씨는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뒤 집에서 자고 있던 최씨를 체포했다.
최씨가 조사 초반 "술에 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음주 상태를 핑계로 한 주취감형에 대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A씨 가족은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최씨를 엄벌해달라고 촉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게시자는 "이번에도 가해자가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을 내세워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아버지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고 병원에서는 급성경막하 출혈·지주막하 출혈·뇌실내출혈로 앞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한다. 더 이상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살인죄가 적용돼야 마땅하고 앞으로 강력 사건에 대한 범죄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비실에 층간소음 문제로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이를 해결해 주지 않아 불만이 있었다. 폭행한 것은 맞지만 살해할 의도나 목적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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