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세 모녀, 회사를 '밀수 사조직'처럼…"증거인멸까지"(종합)
인천세관, 세 모녀 등 5명·대한항공 검찰 고발
2009년~2018년 해외 명품 등 1061점 밀수입
대한항공 항공기 직원 등 회사 자원 사유화
직원 동원해 신고 없이 반입 후 국내서 수령
"증거인멸 정황에 자료 제출도 전혀 안 해"
밀수는 징역 5년 또는 물품원가 10배 벌금
【서울·인천=뉴시스】이영환·추상철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왼쪽)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지난 6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같은 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밀수·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06.04. [email protected]
인천세관은 한진 총수 일가의 지난 2009년 4월부터 2018년 5월까지 260회에 걸친 해외 명품, 생활용품 등 1061점(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밀수입과 2013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30회에 걸친 가구, 욕조 등 132점(시가 5억7000만원 상당)의 허위신고를 적발해 이들을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발·송치했다고 밝혔다.
세관은 올해 4월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대한항공 항공기와 소속 직원을 동원해 해외 명품 등을 밀수입한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면세점 구매실적, 수입실적 등을 압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세관은 전담팀까지 꾸려 총수 일가의 자택 등 압수수색 5회, 관련자 소환조사 98명(120회), 출국금지, 국제공조 등을 통해 총 260건의 밀수입과 30건의 허위신고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한진 일가족의 밀수 범행 수법은 상당히 치밀했다.
총수 일가는 개인 편익을 위해 대한항공 항공기와 직원 등 회사 자원을 사유화해 밀수입 등 범죄에 활용했다고 세관은 설명했다.
특히 세관은 총수 일가의 비협조로 조사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세관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해외 신용카드 사용 내역, 압수 자료 등을 토대로 해외 구매 물품 내역, 시기, 밀반입 경로를 물품 별로 입증해야 하는 매우 방대하고 시일이 많이 소요되는 어려운 수사였다"며 "총수 일가는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다수 발견됐고 자료제출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물컵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총수 일가는 과일, 그릇 등 해외 구매·지시→대한항공 해외지점 배송→대한항공 항공기(승무원 및 위탁화물)로 국내 도착→인천공항 근무 직원 등이 회사물품인 것처럼 위장해 국내 밀반입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해외에서 구매한 소파, 탁자 등을 국내로 수입하면서 세금을 피하기 위해 허위신고를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세관은 조현아 전 부사장과 이명희 이사장, 조현민 전 전무에게는 밀수입 혐의를 적용 했고, 조현아 전 부사장과 이명희 이사장에게는 허위신고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관세법에 따르면 밀수입의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 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 벌금을 내야하며, 허위신고는 물품 원가 또는 2000만원 중 높은 금액 이하 벌금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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