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역설' 강조한 文대통령···권력기관 개혁 의지로 '조국 힘 싣기'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올해 마지막 수보회의는 영상중계시스템을 통해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공개됐다. 2018.12.31. [email protected]
사법부 개혁을 이끄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힘을 실어주며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김태우 사태'에도 흔들림 없이 조 수석과 함께 개혁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주재한 수보회의에서 "지금까지 권력기관 개혁, 공정경제, 직장 내 갑질, 적폐청산 등 정부 차원의 개혁이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청와대 뿐아니라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등 모든 권력기관들이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거듭났다"고 했다.
다만 "정권의 선의로 권력기관의 운용을 개혁하는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제도적 개혁으로 이어져야 개혁이 연속성을 갖고 정착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개혁은 더 많은 개혁의 요구로 이어지기 때문에 마치 밑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며 "힘들게 이룬 개혁은 당연시되고 더 많은 개혁의 요구가 이어지는 개혁의 역설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혁을 거듭할수록 반발은 거세지고, 개혁을 이끄는 실무자들은 추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자기관리를 잘해달라는 주문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렇다고 지치거나 낙담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 요구에 응답해 또박또박할 일을 해나가면 된다"고 했다.
권력기관 개혁 의지를 재천명한 것은 전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씨의 잇단 폭로 사태로 보수 언론은 물론 야권의 공격을 당하고 있는 조 수석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오후 전체회의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또 야권의 공세와 상관 없이 개혁의 길을 향해 흔들림 없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을 비롯해 수사·행정경찰 분리, 공수처 설치 등을 추진 중인 조 수석에게 개혁의 완수를 주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씨 수사와 관련 검찰에 제대로 된 조처를 취하라는 나름의 경고성 메시지를 발신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 수석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께서 검사 출신이 아닌 저를 민정수석에 임명한 것엔 뜻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건 검·경에 빚지지 말고 업무를 수행하라는 뜻"이라며 "과거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 업무를 제대로 했는지도 의문을 갖고 있다"고 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