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경영권 참여까지 최대 3년 걸린다…횡령·배임 등 중점관리
등록 2019.01.18 14:34:52
스튜어드십코드 가이드라인 마련
중점관리사안, 단계별 절차 거쳐야
"기금운용委 의결하면 주주권행사"
【세종=뉴시스】국민연금기금 국내주식 수탁자 책임 활동 가이드라인 중 중점 관리 사안에 대한 실행 방안. [email protected]
18일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기금 국내주식 수탁자 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분율 5% 이상이나 보유비중 1% 이상 투자기업 가운데 주주가치와 기금 장기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주주활동에 나설 수 있다.
주주활동은 크게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 선정, 비공개 중점 관리 기업 선정, 공개 중점 관리 기업 선정,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검토 등 4단계로 진행된다.
중점 관리 사안은 ▲횡령·배임·부당지원행위(일감 몰아주기)·경영진 사익편취 등 법령상 위반 우려 ▲경영성과 대비 이사 보수 한도 과다 책정 ▲합리적인 배당정책 미수립·비공개 ▲최근 5년 이내 이사 및 감사 선임 시 동일 사유로 2회 이상 반대의결권 행사 등이다.
이런 사안으로 관리되는 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이 비공개 서한을 보내고 임원 선임이나 해임 관련 주주제안 등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년 정도다.
첫 단계는 비공개 서한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기업 입장 표명을 요청한 뒤 조치사항을 확인해 개선대책 요구 등을 위한 질의서·의견서를 발송하는 절차다.
개선 여지가 없는 기업은 비공개 서한 발송일 기준 1년여가 지난 시점에 투자위원회 의결로 비공개 중점 관리 사안 대상 기업에 이름이 오른다. 이 기업을 공개로 전환할지는 비공개 선정연도 말을 기준으로 투자위원회가 판단, 수탁자 책임 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여부는 공개를 결정한 해 연말, 전문위원회 논의를 토대로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은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한다.
중점 관리 기업 대상 선정과 공개 전환, 주주권 행사 검토가 한 번에 이뤄지지 않는 한 최대 3년이 걸릴 수 있는 셈이다.
앞서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2015년 1월 비공개 서한을 보낸 뒤 이번 주주권 행사 검토까지 4년여가 걸렸다.
2017년 4월과 지난해 4월 두 차례 비공개 서한이 더 발송됐고 지난해 6월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밀수 혐의 등 조사가 관세청, 검찰 등을 통해 진행되자 사상 처음으로 경영진 면담 요청 등을 담은 공개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은 절차를 마련한 건 수탁자 책임 활동이 정해진 절차와 기준에 따라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하기 위해 이처럼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주주권 행사까지 충반한 절차를 거치겠다는 의미다.
다만 중점 관리 사안이 아닌 예상하지 못한 우려가 발생했을 경우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까지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 선정과 1년 이후 공개서한 발송 등을 거쳐 바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논란의 중대성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을 중심으로 평가된다.
복지부는 지난 16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위원회에 보고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기금운용위원회 시작 전 "올해는 국민연금이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충실히 이행하는 실질적인 첫 해가 될 것"이라며 "복지부는 앞으로 이어질 논의 과정에서도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결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2019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안건에 대해 논의한다.2019.01.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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