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구속 조사 본격 돌입…'묵비권' 방어전략 쓰나
양승태, 전날 구속된 이후 오늘 첫 검찰 소환
검찰, 재판부 배당 조작 등 남은 의혹 수사에
법조계, 양승태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 관측
"수사 단계 아닌 재판에서 승부수 내려할 것"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대기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전날 구속된 양 전 대법원장을 이날 오전부터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전날 새벽께 구속된 후 오전에는 변호인과 가족 접견을 가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별다른 심경 변화를 보이지 않고, 담담한 태도로 접견에 임했다고 한다.
검찰도 구속 당일에는 추스를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향후 추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오늘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옛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소송 관련 재판부 배당 조작 의혹 및 정치인 등 외부 인사 재판 청탁 의혹 등 또 다른 '사법 농단' 의혹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추가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 및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이후 조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이 검찰 수사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향후 기소될 경우 재판에서 본격 승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40여개에 달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그 예시로 제시된다. 임 전 차장은 사법 농단 의혹의 '중간 책임자'로 지난해 10월 구속된 이후 검찰에 수차례 소환됐으나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상대로 각종 의혹 관련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개입 여부 등을 조사하려 했지만, 임 전 차장은 입을 굳게 닫았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손을 뿌리치고 있다. [email protected]
특히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는 향후 재판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단계서 변호를 맡아온 최정숙 변호사는 앞서 검찰 조사가 모두 마무리됐을 무렵 "소명할 부분은 재판 과정에서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비록 구속영장은 발부됐지만, 내달 중순께 기소가 이뤄져 본격 재판 절차에 돌입한다면 그때부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양 전 대법원장 또한 향후 이뤄질 재판을 미리 대비하고 있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앞서 검찰 조사 단계에서도 조서 열람에만 상당한 시간을 들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향후 검찰 조사가 어렵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 단계에서 비록 구속은 됐지만, 재판에서 승부수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수사기록과 적극적인 증거조사를 통해서 무죄 판단을 이끌어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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