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유보, 개성공단기업들 '앞이 캄캄'...3주년은 조용히
통일부 방북 신청 '유보' 조치에...기업인들 "참담한 심정"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언급했던만큼 실망감 큰 것으로
2월 11일 공단폐쇄 3주년은 "마음추스리며 조용히"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개성공단기업 입주기업인 일동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방문해 통일부 관계자에게 방북신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2019.01.09. [email protected]
입주기업들로 구성된 개성공단기업협회 신한용 회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 제가 안 좋은건 감수하겠다만 회원사들이 여러가지로 정말 어렵다"며 운을 뗏다.
지난 9일 협회는 통일부에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을 신청했다. 이는 공단이 폐쇄된 2016년 2월 이후 7번째 방북 신청이다. 기업인들은 박근혜 전 정부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개성공단에 대한 방북을 요청해 왔다.
통일부 측은 민원처리 기한을 25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하며 입주기업들의 방북 여부를 검토해 왔지만 이날 "제반 여건이 필요할 때까지 승인을 유보한다는 것을 통보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3년 전)설날에 쫓기듯 공단을 나왔는데, 다시 또 설을 앞두고 이런 결정을 받게돼 마음이 아프다"며 "북미 회담에 대한 기대는 당연하지만, 날짜조차 확정되지 않은 북미회담에만 목을 걸고 있기에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파주=뉴시스】최진석 기자 = 남북 고위급 회담 일인 9일 오전 경기 파주 통일대교 앞에서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 회원들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대표단을 기다리며 회담 성공 기원 현수막을 들고 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은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개시된다. 2018.01.09. [email protected]
앞서 6차례의 방북 신청 모두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입주기업인들은 이날 통일부의 유보 결정에 유독 실망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만큼, 방북에 대한 긍정론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전체적으로 (방북이)나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신청을 했는데, 다시 답답한 상황에 왔다"며 "설을 새며 마음을 추스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개성공단기업협회를 비롯한 기업인들은 공단 폐쇄 3년 행사는 조용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문화 특성상 3년이라는 시간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지 않나"며 "또 다시 유보를 통보받은만큼 3주년에는 재가동을 위한 마음가짐을 추스리기 위해 전문가 세미나 정도를 진행하며 우리의 입장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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