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 외면"…경사노위 불참 민주노총 비판 쇄도
최저시급, ILO 비준 등 노조 요구 만들어 가
대통령 호소에도 사회적 대화 참여는 거부
"권리만 생각하지 책무는 눈 감나" 지적도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경사노위 참가 여부를 안건으로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가 열린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홀에서 집행부가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2019.01.28. [email protected]
민주노총은 28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대의원대회를 열었다. 경사노위 참여를 놓고 ▲무조건 불참 ▲조건부 불참 ▲조건부 참여 ▲참여(원안) 등을 논의했지만 10시간의 마라톤 협의 끝에 결국 경사노위 참여는 무산됐다.
민주노총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함께 우리나라 양대 노동조합 중 하나다. 약 100만명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을 대표해 현안과 제도에 목소리를 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을 만나 사회적 대화 동참을 호소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이 73.4%였다.
울산대 법학과 오문완 교수는 29일 뉴시스에 "노동계를 대표하는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기구에 들어가서 노동자들을 챙겨야 할 책임이 있다"며 "사회적 대화 기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의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이 불거졌다. 김천시에서는 기간제 근로자 중 민주노총 조합원을 정규직으로 우선 전환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노조원 자녀들을 특별 채용하는 조항을 두는 등 특혜 논란이 있었다. 노조로서 요구와 이득은 취하면서도 사회적 대화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민주노총이 '귀족노조'로서 이권만 챙기고 사회적 책임은 회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지순 교수는 "문재인정부 들어서 최저임금이 2년동안 약 30% 급상승했고 국제노동기구(ILO) 협약도 비준하겠다고 드라이브를 거는 등 노조의 주장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는데 자기 것만 챙기고 뒷문을 걸어 잠그려고 하면 누가 대화의 상대방으로 인정하겠나"라며 "자신의 권리만 생각하지 책무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4차산업혁명으로 산업정책과 노동정책의 모델이 변화하고 있는데 민주노총의 전략은 과거 19세기 노조가 처음 설립됐을 때 대자본 투쟁에서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타협도 해야 하는데 1년간 총파업 계획만 나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 집행부의 리더십도 도마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사노위에 참여해 주도적으로 끌고 가겠다"고 강조하는 등 수 차례 사회적 기구 복귀 의지를 피력해왔다. 집행부 관계자도 "대의원대회가 열리기만 하면 경사노위 참여는 통과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정족수미달로 회의조차 열리지 못한 지난해 대의원대회에 이어 올해 대의원대회에서도 대의원들에 의해 경사노위 참여가 거부됐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제시한 원안은 표결조차 하지 못했다.
단국대 경제학과 김태기 교수는 "민주노총에서 힘을 쓰는 건 대기업과 공공부문 노조인데 사실 그쪽은 사회적 대화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며 "민주노총에 여러 계파가 있다보니 하나의 의견을 못 모으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