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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부족" "교통 불편"…관광업계, 文 대통령에 고충 토로

등록 2019.04.02 22: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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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두레, 성과 집착해 새로운 아이템 실현 힘들어"

"지방은 교통 인프라 부족해 외국인이 여행하기 불편"

"한옥은 소중한 문화 자원…노력 없으면 보존 안돼"

【인천=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인천 연수구 경원루에서 열린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4.02. photo1006@newsis.com

【인천=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인천 연수구 경원루에서 열린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4.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관광 업계 대표자들이 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현장에서 느끼는 업계의 고충과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거침 없이 지적했다.

공연기획사 드림메이커의 김성학 대표는 "우리 회사는 콘서트 관람과 백스테이지 투어를 연계한 글로벌 패키지를 2012년부터 진행 하고 있다"며 "매년 전세계 약 30여개국에서 2만 명 이상의 해외 팬들이 이 패키지를 통해서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는 대중음악을 우선으로 하는 대규모 공연 시설이 따로 없어서 잠실운동장이나 올림픽공원 같은 체육시설을 이용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시설들은 체육행사 이외의 시기에만 대관할 수 있고, 이 또한 경쟁이 매우 치열해 콘서트와 연계한 관광 상품을  사전에 구성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충남 홍성군에서 여행사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김영준 대표는 "(정부가) 개발 위주의 관광 정책을 하다보니 각 지역별로 관광 테마가 비슷하거나 인근 지자체가 서로 경쟁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막대한 자금이 정작 지역에서 기반을 갖춘 주민이나 청년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홍성군에서는 6개 주민 사업체가 협력해 관광두레 협의회를 조직했지만, 이런 공동체 조직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어야 하는데 행정은 항상 성과 우선이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템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여행 스타트업 레저큐의 문성혁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아직 많은 오프라인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전단지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며 "레저 시장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은 디지털화해서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사업자가 자기 체험상품을 판매하는 솔루션, 국내 관광 전용 플랫폼 등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전북 60곳의 유료 관광지를 자유이용권처럼 1장의 카드로 자유롭게 이용가능하게 했다. 이 경우 숙박과 소비가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에 유학 중인 모로코인 우메이마 파티흐는 "여러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한국의 대중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제주도 같은 인구가 적은 지역은 교통이 관광하기에는 불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같은 경우 영어 하지 못하는 기사님들이 대부분이고 실제로 버스를 이용해보니 차간격이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려서 여행을 즐기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영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은 "한국 관광객이 많이 감소하고 있고 임금이나 다른 비용들이 많이 인상되고 있기 때문에 업계는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 회장은 "대통령께서 사업자들이 관광진흥기금을 융자 받아서 도산하지 않고 한국 관광산업에 계속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국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고 관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현재 북촌 한옥마을에 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 마크 테토는 "한옥은 그냥 옛날 집일 뿐만 아니라 귀한 문화"라며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멋을 느낄 수 있다. 자유의 미, 자연의 미, 절제의 미, 여백의 미를 다 경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테토는 "이런 것들은 오래된 것이라 큰 노력없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노력 없이 보존되지 않는다"며 "그래서 오늘 같이 이 문화를 홍보하고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발언했다.

역사 강사 설민석씨는 "작년에 독일 베를린 장벽에 갔었는데 분단과 반목은 이미 전설이 돼버렸고 그 곳이 흥미로운 관광지가 돼서 미술관과 클럽, 예술가들의 전시장으로 탈바꿈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종전선언이 되는 그날, 남북의 길이 열리는 그 순간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며 "전 세계인의 관심이 쏠린 DMZ를 어떤 모습으로 포장해서 보여주실지 그 계획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한국뚱뚱'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해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에이터 유지원씨는 "2016년에 영상을 처음 시작했는데 2017년에 한중 관계 매우 좋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유씨는 "2017년 3월 한중간 축구경기가 있었는데 중국 허난성에 가서 생방송을 했고 바이두 앱을 통해 5000만명의 중국 시청자들에게 송출이 됐다"며 "일방적인 소통보다는 양국의 콘텐츠, 그리고 우리의 일상을 양방향으로 꾸준히 소통하려 했던 것이 중국 시청장들에게도 호감을 사지 않았나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과 13개 부처 장차관들은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관광 업계가 지금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제조업 수준의 금융 지원을 확대하겠다. 담보력이 취약한 소규모 관광 사업체가 신용보증을 통해 관광자금 운영이 가능하도록 올해는 600개 업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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