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초봉 올리자"…日기업들 공격적 임금인상
유니클로 모기업 화스토리
내년봄 신입사원 초봉 20% 인상 결정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저출산 고령화로 심각한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우수한 청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임금인상에 나섰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화스토리)을 비롯해 식품업체인 큐피, 가구업체인 니토리 등 여러 업종에서 신규 대졸사원의 초봉 인상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IT업계에서는 능력에 따라 초봉에 차등을 두는 제도가 확산하는 등 연공서열형의 임금체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경우 2020년 봄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초봉을 현 수준보다 약 20% 올리기로 했다. 화스토리의 대졸 신입사원의 첫 월급은 현재 21만엔(약 210만원)이지만, 내년 봄 입사자의 경우 이보다 21%가량 높은 25만 5000엔이다. 임금 인상이 적용되는 직종은 국내 및 해외 전근 가능직이다. 화스토리가 내년 신규 채용할 인원은 약 650명인데, 이 가운데 국내외 전근 가능자는 수백 명에 달한다고 한다. 2019년 봄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급여도 개정할 전망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수한 청년층의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고 한다. 화스토리는 2016년부터 인턴으로 취업한 대학생으로 미국이나 중국 등 매장에 인턴으로 파견하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우수한 대학생이 많이 지원하지만 실제 입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확보가 필수지만, 외국 기업 및 일본 대기업 및 상사 등에 대졸 신입사원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일본의 유명 상사인 미쓰비시(三菱)상사, 미쓰이(三井)물산, 스니토모(住友)상사의 2019년도 봄 첫 월급은 25만5000만으로 화스토리보다 높다. 이에 화스토리도 초임을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려 인재 확보에 대응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인상은 식품업체인 큐피 및 가구업체인 니토리 등 폭넓은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입사한 대졸사원의 첫 월급은 모든 산업분야에서 평균 20만 6700엔으로, 리먼사태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었던 2010년 당시보다 고작 9300엔 높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경기회복 및 일손부족 등으로 대졸자 취업시장은 '취준생 청년이 왕'인 시대가 됐다. 이에 임금 및 복지혜택 등이 타 기업에 비해 열등한 기업은 인재 확보에서 불리해지는 구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종래 연공서열형 급여 체계 대신 능력 및 전문성에 따라 임금을 결정해 우수인재 확보에 대응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
라인(LINE)은 신규채용에서 고도의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를 위한 전형 제도를 마련했다. 2020년 봄 대졸 신규채용에서는 첫 연봉의 최저선을 700만엔으로 정했다. 2019년도 봄의 최저선은 약 600만엔이다. 또 이는 일반적인 전형제도로 채용된 엔지니어 연봉의 최저선인 528만엔에 비해 200만엔 가까이 높다.
야후재팬도 2018년 3월 웹서비스 개발자 등을 위한 '엔지니어 전문가 제도'를 마련해 우수인재 확보에 나섰다. 이 제도로 입사할 경우 첫년도 연봉은 650만엔 이상으로, 학부를 졸업한 신규 대졸채용자의 평균 연봉보다 50% 가까이 높다. 대상자는 18세 이상 30세 미만의 청년으로 직접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의 다운로드 수가 100만번 이상의 실적을 보유한 사람만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일괄적으로 초임을 결정하지 않고 능력에 따라 단계를 두는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도 확산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에게 높은 급여를 주기 위해 연령 및 근속년수에 따라 일률적으로 임금이 오르는 연공서열을 재검토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또 AI및 IT에 능숙한 인재는 IT기업뿐 아니라 소매업 및 외식업 등 폭넓은 업계에서 환영받고 있다. 일본 정부 추산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AI를 연구해 석사과정을 수료하는 인재는 전국에 연간 2800명에 불과하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미국의 IT인재의 평균 연봉은 30대의 경우 최고 1200만엔 이상이지만, 연공서열 중심의 일본에서는 520만엔이다. 이에 일본의 IT기업 및 스타트업도 외국 기업에 인재를 뺏기지 않기 위해 개인의 능력에 따라 연봉에 차등을 두는 제도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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