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케어+a'에 필요한 재정 41.6조…'건보료' 인상 불가피
복지부 "10년간 평균 인상률 3.2% 유지"
20조 넘는 누적적립금→11조까지 쓴다
장기적으론 건보료·국고지원 확대 필수
【서울=뉴시스】
국민들이 낸 보험료가 주요 재원인 건강보험 특성상 보험료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현재 20조원 이상 비축해 둔 적립금 소진 걱정이 함께 나오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2.7%인 건강보험 보장률을 2023년 70%로 높이는 등 보장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에 필요한 재정은 약 41조5842억원이다.
2017년 8월 환자가 전액 부담했던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발표 당시 6년간(2017~2022년) 30조6164억원에 이번 종합계획안에서 추가로 필요한 6조4569억원이 더해졌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들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와 정부지원금 등이 주요 수입원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수입(62조1159억원)에서 86.4%(53조6415억원)가 국민들 지갑에서 나온 건강보험료였다.
따라서 건강보장 혜택이 늘어나면 그만큼 건강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하다.
이에 정부는 처음 문재인케어 발표 때 10년간 평균 인상률 수준을 유지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었고 그 생각은 이번에도 이어진다. 당시 복지부는 2007~2016년 평균 건강보험료율 인상률인 3.2% 안에서 보험료율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번 종합계획안에서 2023년까지 인상률을 3.2%로 고정했다.
나머지 소요재정은 현재 20조원 넘게 흑자를 기록 중인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에서 꺼내 쓴다. 이 또한 2017년 문재인케어 발표 이후 유지해 온 재정 마련 방안이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나중에 돌려주는 국민연금 등과 달리 건강보험은 그 해 필요한 재정을 예측하고 그만큼 보험료를 부과해 쓰는 방식이다.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를 기록했다는 건 국민으로부터 걷은 보험료가 국민 건강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따라서 누적 적립금 활용은 그간 국민들에게 받은 보험료 중 의료비로 돌려주지 않고 쌓아둔 돈을 풀어 그만큼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은 7년 만에 처음으로 1778억원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20조5955억원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다.
여기에 소득 중심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 부과체계 개편이 지난해에 이어 2022년 2단계로 진행돼 수입이 늘어날 여지가 있으며, 지출 측면에선 요양병원의 부적절한 장기 입원 억제와 불법 사무장병원 근절 등을 통해 급여비의 3%까지 줄여나갈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올해 6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집행 실적과 추진일정 조정 등을 고려해 기존 소요 재정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메르스 등 긴급 상황 대비에 필요한 10조원 이상 적립금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 이후 건강보험 재정이다.
올해 6.46%인 보험료율을 전년보다 3.2%씩 올리더라도 법적으론 8%가 상한이다.
여기에 정부는 법적으로 매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지원하게 돼 있는 국고지원을 단 한 차례도 지키지 않고 있는데, 2015년 16.1%, 2016년 15.0%였던 지원 비율마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13.6%, 13.4%, 13.6% 등으로 3년째 13%대로 떨어졌다. 이마저 2022년까지 적용하는 한시적 규정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해 10월 보험료율 인상폭 3.2% 수준을 유지하고 급여비를 1% 절감한 상황을 가정해 추계한 바에 따르면 건강보험 누적수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인 2023년 9조원에서 2027년 4조3000억원까지 줄어든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장기적으로 보험료율 법정 상한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과 국고지원 관련 법 규정상 정부지원 방식과 적정 지원규모를 재검토해 법 개정을 추진하는 방안 등을 놓고 사회적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
노홍인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건강보험 재정이 2026년이면 고갈될 거란 국회 예산정책처의 분석이 있었지만 여기에 급여비 1% 절감을 적용하면 2027년에 4조3000억원 정도 누적수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강보험 지출이 100조원이 넘는 상황에선 누수되는 부분이 어느 정도 발생할 수밖에 없으므로 누수 방지 노력이 배가되면 누적적립금이 고갈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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