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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인하 사실상 확실시…"경기 좋은데 왜" 우려도

등록 2019.07.31 16: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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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0.25%포인트 인하 기정사실화

한국시간 8월1일 오전 3시 발표

경제 지표 호조 상황에서 인하 의문도

【워싱턴=AP/뉴시스】10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2019.07.31.

【워싱턴=AP/뉴시스】10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2019.07.31.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릴 전망이다. 시장은 0.25%포인트 인하를 확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정책 방향의 변화를 둘러싸고 우려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CNBC, 폭스비즈니스, CNN 등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됐다. 연준은 31일 오후 2시(한국시간 8월1일 오전 3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앞서 통화정책 회의에서 투표권을 가진 FOMC 위원 다수가 금리인하를 시사해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6일 브레튼우즈 75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많은 FOMC 위원들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더 강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8일 연례 중앙은행연구기관협회(CEBRA) 행사에서 "나중에 병에 걸릴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한 방의 짧은 고통으로 단기 처방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시장은 사실상 0.5%포인트 인하를 촉구했다고 해석했다.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금리인하 지지 발언을 내놨다.
【워싱턴=AP/뉴시스】지난해 2월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의 이사회 상징. 2019.07.31.

【워싱턴=AP/뉴시스】지난해 2월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의 이사회 상징. 2019.07.31.

이번에 인하가 현실화한다면 경기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보험성 인하(Insurance Cut)가 된다.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대비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수차례 압박해왔다. 29일에는 "소폭 인하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트윗하며 노골적으로 0.5%포인트 인하를 주문했다.

통상 연준의 금리인하는 경기침체 국면으로의 진입을 의미했지만 보험성 인하는 경기둔화 낌새가 보일 때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이뤄진다. 경기침체는 대개 2분기 연속으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상황을 뜻한다. 연준의 보험성 인하 사례는 1995년과 1998년 두 차례다.

연준은 지난 2008년 12월 제로금리(0.00~0.25%)를 만든 이후 금리를 인하한 적이 없다. 연준은 2015년 12월 7년 만에 인상을 시작해 총 9차례 금리를 올렸다. 현재 금리는 2.25%~2.50%다. 이번에 금리를 내리면 10년 7개월 만이다.

경제지표가 충분히 좋은데 왜 굳이 금리를 내리냐는 의문도 존재한다.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를 단행해도 이달 한 차례 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은 7월 들어 121개월째 경기확장을 기록하며 역대 최장 확장을 이어갔다.

뉴욕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실업률은 3.7%로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며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다.

2분기(4월~6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1%로 1분기(3.1%)에 못 미쳤지만 예상치를 상회했다. 미 경제에서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2분기 소비지출은 4.3% 늘어나며 2017년 4분기 이후 가장 증가폭이 컸다.

CNBC에 따르면 일부 경제학자들은 경제 약화를 막기 위해 연준이 전진해야 한다고 믿는다. 반면 연준이 경제 상황이 호조를 나타내는 지금 제한된 탄약을 써버리면 실제로 경제가 나빠졌을 때 대응책이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CNBC는 경제학자들은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무역 긴장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으며 소비심리와 소비지출 흐름이 모두 강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BOA메릴린치 경제 연구소의 소장 이단 해리스는 "연준이 경기확장 기간에 통화완화 정책을 쓰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실제로 지난달 경제 데이터는 개선됐다"고 밝혔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이자 공동 설립자인 스콧 마이너드는 경제 상황이 견고할 때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 자산가격에 거품이 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미루어 볼 때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29일 CNBC는 최대 3명의 위원들이 금리인하에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19일 "경제가 강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2%에 거의 가까워졌으며 경제 성장이 만족스럽다. 많은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FOMC 회의는 9월, 10월, 12월 3차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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